[최인태의 사주칼럼] 실전(實戰) 관상학

2019년 02월 13일(수) 18:57

필자의 지인(知人)중에 본업(本業)은 회사원인데 취미가 ‘관상’공부인 분이 있다. 관상의 고전도 많이 보고 책이나 동영상 강의도 수강하는 등 말 그대로 관상이 취미고 놀이가 된 사람이다. 그런데 그분이 필자에게 이런 말을 했다. “제가 관상공부를 한다는 걸 주변에서 알고 저에게 관상 좀 봐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면 저는 아직 공부중이라고 하고 그런 순간을 피합니다. 사실 책을 보면 모두다 이해가 되는데 막상 그 사람 얼굴을 보고 관상을 봐주려고 하면 어디서부터 봐줘야 하는지 두서가 안 서서요”라고 하는 것이었다.

필자는 “병을 고치는 의사가 되기 위해서도 의대에 진학해서 의예과 2년에 의학과 4년을 거치고 의사국가고시에 합격한 뒤에 다시 ‘수련의’ 라고 불리는 인턴과정을 1년을 거친 뒤 레지던트라고 불리는 ‘전공의’ 과정을 3년에서 4년을 거쳐야만 전문의를 딸 수 있습니다. 하물며 사람의 얼굴만 보고 그 사람의 운명을 본다는 것이 어디 쉽겠습니까”라고 말해주고 “정말 관심이 있다면 이제 이론은 됐으니 실전에서 많은 사람들을 연구해보라”고 말을 해줬다.

일본 최고의 관상가로 알려진 ‘미즈노 남보쿠’도 피나는 공부와 훈련을 했다. 그는 ‘해상도사’라는 사람에게 관상학의 이론을 배운 뒤, 이발소에서 머리 빗는 일로 사람의 두상을 3년간 살폈고 목욕탕 때밀이로 일하면서 골상을 3년간 연구했으며 화장장 묘지기로 있으면서 상(相)에 의해서 말년(末年)이 어떻게 결론이 나는 가를 3년간 연구한 뒤 세상에 나와 관상가로 데뷔했다. 이론까지 합치면 10년 이상을 오직 관상만을 공부하며 실전에서 적용해본 뒤 현장에서 사람을 감명했던 것이다.

관상(觀相)이라는 글자에서 상은 모양 상(像)이 아닌 서로 상(相)이다. 어떤 한 부분을 보는 것이 아닌 종합적으로 다른 부분과 비교해서 판단해야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시중에 관상책들을 보면 얼굴 각 부위의 해설은 잘 돼 있으나 이것을 종합적으로 어떻게 엮어서 풀이를 해야 되는가를 써놓은 책이 거의 없다. 더더구나 기(氣)와 색(色)을 살펴야 운로(運路)를 읽을 수 있는데 이는 사람의 피부에 따라 다르게 드러나니 ‘미즈노 남보쿠’처럼 부자나 가난한 사람, 건강한 사람과 병든 사람, 장수한 사람과 단명한 사람을 일일이 현장에서 임상을 한 뒤 자신만의 관점을 익히지 못하면 상(相)을 읽을 수가 없다.

실전에서 관상을 풀려고 하면 천기(天氣)와도 비교해 봐야 하고 골상(骨相)은 물론이고 기(氣)와 색(色)을 읽을 수 있어야 제대로 된 해석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