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손수레 등 ‘슬쩍’…생계형 범죄 는다 ‘딱한 사정’ 고려 경미 범죄심사·즉결심판 건수 매년 증가세 최환준 기자

2019년 02월 18일(월) 19:39

폐지나 고물을 줍는 서민들의 이른바 생계형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딱한 사정’을 고려해 경미범죄심사나 즉결심판에 넘겨진 건수도 증가세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아파트 단지에서 모아둔 폐지를 몰래 훔치다 경비원에게 발각되자 경비원을 폭행한 혐의로 A(51)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9일 오전 광주 북구의 한 아파트 단지 재활용품 보관 창고에서 폐지가 담긴 종이박스를 차에 실어 훔치다 경비원에게 발각됐다.

경비원이 A씨를 제지하자 다짜고짜 주먹을 휘두르고 발길질을 해 경비원에게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혔다.

광주 동구 대인동에서는 B(76)씨가 손수레를 훔쳤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무직자인 B씨는 고물 수집을 위해 손수레를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에는 22일에는 광주 동구 한 상가건물에서 계단에 놓인 냉장고를 훔친 혐의로 C(71)씨가 입건됐다. C씨는 폐지를 수집하러 돌아다니던 중 냉장고를 발견하고는 수레에 몰래 싣고 달아났다.

경찰은 먹고 살기가 힘들고 팍팍해 저지른 이른바 생계형 절도에 대해서는 경미범죄심사를 하거나 즉결심판으로 재기의 기회를 주고 있다.

광주에서 2016년 경미범죄심사를 받은 이들은 109명이었다가 2017년 142명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66명으로 감소했다. 경찰이 생계형 범죄 등 경미범죄심사 대상이 되는 이들을 즉결심판에 넘기면서 줄어든 결과다.

즉결심판 건수는 2016년 62건에서 2017년 153건, 2018년 284건 등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경비범죄심사 건수와 즉결심판 건수를 합하면 광주에서는 2016년 171건, 2017년 295건, 2018년 350건 등으로 해마다 감경처분을 받은 이들이 늘어가고 있다.

김문호 호남대 경찰학과 교수는 “어려운 경제 상황이라는 사회상황이 범죄의 동기가 됐다면 피의자들이 조기에 재기할 기회를 주는 것이 합당하다”며 “비록 범죄를 저질렀다 하더라도 생계형 범죄자에 대해서는 재교육과 개선의 기회를 주는 것이 더 바람직할 수 있다”고 밝혔다./최환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