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태의 사주칼럼] 혼사(婚事)

2019년 02월 20일(수) 18:34

혼인잔치의 기록은 구약성서의 창세기에서부터 나온다. 야곱의 혼인날에 그의 장인은 동네사람 모두를 모아놓고 잔치를 베풀었다. 중국의 고대 문헌인 예기(禮記)에도 혼인날 고향의 친지와 친구들을 불러 후하게 주식으로 접대한다고 한다. 세르비아에서는 사흘 동안 가무를 즐기는데 동네의 지나가는 행인까지도 끌어들여 대접하게 했고, 태국도 과분한 혼인잔치에 들어간 돈 때문에 이혼율이 가장 낮은 나라 가운데 하나가 돼 있다고 한다. 몽고인도 혼인잔치를 일주일이상 했다고 한다. 이런 세계 각국의 허례허식(虛禮虛飾)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혼인잔치는 약과에 속하지만 여전히 혼수로 인한 부부갈등, 고부갈등 때문에 이혼하는 부부가 많다.

의사아들을 둔 어떤 아주머니는 최근 자식이 데리고 온 여자 때문에 몸소 상담을 하러 왔다.

“아니, 의사한테 시집을 온다는 아이가 집한 채도 못 사준다고 하니 이게 말이 됩니까?”로 시작한 그 아주머니는 두 사람간의 궁합에 관한 것은 단 한마디도 안 물어보고, 자기가 어떻게 아들을 키웠다는 얘길하며 저렇게 보내기에는 너무 억울해서 못살겠다고 자신의 인생을 한탄하고 있었다.

“아주머니, 궁합은 이 정도면 좋습니다. 돈이라는 것은 살면서 벌면 되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했으나 “아니, 궁합 좋은 애는 얼마든지 만날 수 있죠. 아무것도 없는 애가 어딜 의사를 넘봐요”라고 통탄하는 것이었다.

필자는 “아니에요, 많지 않아요.”라고 하자 “네? 뭐가요?”라고 되물었다. “궁합이 좋은 커플이 많지 않다고요. 열 명 중에 두세 명밖에 좋은 궁합이 안 나와요”라고 말을 해도 이런 말에는 도통 관심이 없고 어떻게 하면 이 여자를 떼어낼 수 있을지 만 물어봤다.

아무리 많은 돈을 짊어지고 와도 두 사람의 성격이 안 맞고 화합이 안 되면 가지고 오는 돈은 물론 있는 돈과 명예까지 쉽게 허물어지는 이치를 모르고 있었다.

돈과 명예가 한순간에 사라지는 것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서 뉴스를 통해서 주변인들을 통해서 수도 없이 보고 듣고 있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우선 눈에 보이는 부귀영화(富貴榮華)에 눈이 멀어 있다. 하지만 부귀영화는 자신의 타고난 기운이 좋아야 가질 수 있다. 타고난 기운은 하늘기운 땅기운, 그리고 사람의 기운이 만든다. 이중에 하늘기운은 바뀔 수가 없고 땅기운을 바꾸는 것은 굉장히 어렵고 유일하게 사람의 기운은 선택만 잘하면 바꿀 수 있다.

부귀영화를 갖기 위해서는 우선 눈에 보이는 현실적인 것이 아닌 나의 부족한 천기(天氣)를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의 기운이 가장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