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을 베팅한다’…온라인 도박 77.3% [심층취재! 위험한 욕망 '도박중독'](2)광주 지역사회 실태 오승지 기자 |
| 2019년 02월 21일(목) 19:37 |
도박은 ‘도박 장애’라는 공식적인 진단명이 있을 정도로 ‘완치’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 만성적인 진행성 질환이다.
개인이 단순한 사행게임을 즐기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전 사회적 관심으로 확대돼야 할 필요성이 나타나는 대목이다. 도박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일수록 그 중독성과 문제성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도박관리문제센터 광주센터에서 진행된 광주·전남 지역민 상담자 비율을 보면, 주된 도박종류는 불법 스포츠 도박이 44.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기타 도박(15.6%), 불법 인터넷 도박(12.6%), 불법 카드도박(5.7%), 합법 카지노(5.3%) 순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도박을 구분할 때는 온라인 도박이 77.3%, 합법과 불법 도박으로 구분할 때는 불법 도박이 81.4%나 됐다. 또 광주 지역 내 유일한 합법 사행산업 업장인 경마 장외발매소가 위치한 동구 계림동은 전국 31개 장외발매소와 비교할 때 3년 연속 전국에서 2-5위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 2017년 기준으로 입장객수만 44만3천833명에 매출액 3천204억원, 마권 발매 건수만 1천939만건에 달하며, 이러한 수치는 매년 전국 평균 대비 1.7배 높은 참여율이다. 계림동이 도심 및 생활권과 근접한 구도심이자 이용자의 접근성 및 편의성이 높다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도 나오고 있다.
광주의 지역 내 총생산(2016년 기준)으로 봤을 때 광주는 전국 17개 시·도 중 15위를 기록, 기초생활보장 수급률을 빈곤의 정도로 해석할 경우, 두 번째로 높은 수급률(4.5%)을 보여 전국 평균(3.1%)을 웃돈다.
취약한 사회경제적 구조가 경제적 빈곤으로 인한 상대적 좌절감을 초래, 자칫 한탕주의 및 요행심리를 지역사회 전반에 파급시킬 소지가 크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광주센터는 지역사회에 사회 구조적인 영향으로 인해 도박문제가 나타나게 된다고 진단하고 있다.
더불어 최근 3년 연속 인구 10만명당 문화기반 시설 수 지표에서 광주는 전국 17개 시·도 중 연속 11위를 기록했다. 전반적인 여가활동 인프라의 부족도 한 요인이다. 농어촌 지역의 경우 겨울 농한기에 다른 오락이 없어 놀이로 시작한 화투나 윷놀이 등이 사행행위로 발전될 수 있다.
합법 사행산업의 심각성에 대한 인지도가 광주에서 낮게 나타나는 점도 지적된다.
도박중독은 단순한 개인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다. 개인에게 감당할 수 없는 채무가 생기게 됨에 따라 가족들이 대리 변제하거나 공금 횡령이라는 범죄, 가정의 파탄 등 그 사회적 폐해가 실로 심각하다.
광주센터 관계자는 “광주지역 도박중독의 발생원인에 대한 사회적 요인이 추정되는 바, 지자체 및 관계기관 차원에서 사회·경제적 기능 손실을 막기 위해 다방면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박은 처음부터 중독되진 않는다. 처음에는 재미로 시작해 그 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돈을 얻게 되고, 그 쾌감을 다시 즐기기 위해 더 큰 베팅을 하면서 현실의 삶을 잊어버리고 증세가 심각해진다. 도박을 통해 도박 채무를 갚을 수 있다는 ‘몽환의 늪’에 점점 빠져든다.
/오승지 기자
오승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