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마당] 어떻게 살까 정광훈 시

2019년 02월 25일(월) 18:06

꽃은 꽃일 때 꽃이라
씨앗은 묻혀야 사느니

나는 나로서 나라
흔적은 대체로 부끄럼이니

세상은 삶 일 때이라
애쓴 들 끝내는 한줌이니

해지면 밤이라
두어도 별 나고 달뜨니

어떻게 살까
백번 물어본 들
벌써 부질없는 일이라.

<해설> ‘삶이란 무엇인가’, ‘인생이란 무엇인가’ 자문해보는 경우가 있다. 젊은 날엔 열정과 욕망을 쫓아 숨가쁘게 달려오다가, 노년이 되면 그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게 된다. 아스라했던 삶의 노정도 저만치서 바라보면 봄날 한바탕 꿈처럼 가물거린다. 동안거(冬安居)를 마친 선승의 게송(偈頌)처럼 깊은 깨달음이 배어 있다.
<약력> 한국문인협회원, 광주문인협회 감사, 광주시인협회원, 월간 ‘아동문학’ 동시(2002) 등단, ‘문학춘추’ 시(2003) 등단, 광주시경제통상국장, 광주시행정동우회장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