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독립만세”…일제 만행 역사부터 애국선현 유묵까지 3·1운동·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전시 3選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공동…역사바꾼 10대 사건 사진展 日아키타현서 벌어진 아픈 역사 회화·목판화·아카이브 서예·병풍에 담긴 독립 염원…‘소녀 류관순 기도문’도 정겨울 기자

2019년 02월 27일(수) 18:32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독립선언서’

대한민국 역사를 바꾼 10개의 장면부터 일제강점기 강제연행의 기록, 애국선현들의 유묵, 서예인들의 바람을 담은 글씨까지. 국립광주박물관과 광주시립미술관 분관 하정웅미술관, 광주 은암미술관의 전시 미술 작품들을 감상하며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되새겨 볼까.

국립광주박물관 ‘대한민국 100년, 역사를 바꾼 10장면’

먼저 국립광주박물관은 대한민국역사박물관과 공동으로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년을 맞아, 기념전시 ‘대한민국 100년, 역사를 바꾼 10장면’전을 마련한다. 전시는 2개 주제씩 묶어 5회에 걸쳐 28일부터 12월5일까지 국립광주박물관에서 연속해 열린다.

전시는 3·1운동을 비롯해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꾼 중요한 사건과 함께 ‘민주화의 성지’ 광주의 특성을 반영한 10주제를 다룬다.

▲3·1운동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독립운동 ▲광주학생독립운동 ▲광복과 혼란 ▲헌법 제정과 정부 수립 ▲6·25전쟁 ▲4·19혁명 ▲5·18광주민주화운동 ▲민주항쟁과 촛불 등이다. 전시는 시간 순으로 열리며, 주제별로 생동감 있는 사진과 관련 자료 10점씩을 공개한다.

첫 전시는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을 주제로, 3·1운동 하루 전인 28일 시작해 4월14일까지 박물관 1층에서 열린다.

제1주제 ‘3·1운동’에서는 ‘3·1 독립선언서’를 비롯, 3·1운동에 대해 한국인, 일본인, 서양인 등의 다양한 시각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 3·1운동에 참여했던 광주 수피아여고생들의 사진, 만세시위 현장 사진을 선보인다.

제2주제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에서는 임시정부에서 발행한 ‘독립신문’ 외에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다양한 활약상을 살펴볼 수 있는 문서와 사진 등이 전시된다.(문의 062-570-7031)

하정웅컬렉션 ‘잊혀진 사람들, 끝나지 않은 이야기’

하정웅미술관은 오는 4월24일까지 일제강점기 강제연행의 역사를 살펴보는 ‘잊혀진 사람들, 끝나지 않은 이야기’전을 개최한다. 전시는 일제강점기 일본 아키타 지역에서 벌어진 강제연행의 역사와 희생, 진상규명의 과정을 하정웅컬렉션을 중심으로 보여준다.

작품은 전화황, 박병희, 하정웅, 지바 카츠스케, 지바 카즈히코, 박철의 작품과 하나오카 판화 57점,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안해룡의 징용의 역사를 추적한 추모비 시리즈, 현대미술가 김주영의 ‘어느 조센징 농사꾼 이야기’ 프로젝트 설치작품 등으로 구성됐다.

전시는 크게 두 가지 소재를 다룬다. 일본에서 수심이 가장 깊은 아키타 다자와 호수(田澤湖)에 세워진 ‘히메관음상의 비밀’과 하나오카 구리광산에서 벌어진 노동자 학살 사건을 다룬 판화 ‘하나오카 이야기’ 등이다.

일본 아키타 다자와 호수에 세워진 히메관음상은 다자와 호수 도수공사, 오보나이 발전소, 센다치 발전소, 나쓰제 발전소 등 댐 공사 중에 벌어진 조선인들의 희생을 위령하기 위해 세워진 조각상이다. 그러나 1939년 건립이후 50여년 동안이나 그 사실이 은폐됐다가, 1991년 건립취지문이 발견된 이후 지속적인 위령활동과 진상규명 활동이 이어져 왔다.

전시에선 히메관음상을 둘러싼 강제연행과 조선인 노동자들의 희생과 은폐, 추적과 진상규명, 위령활동 등을 담은 하정웅컬렉션 작품과 아카이브자료 200여점을 보여준다.

이어 아키타현 하나오카 구리광산에서 벌어진 중국인 노동자 학살사건을 다룬 목판화 ‘하나오카 이야기’를 다룬다. ‘하나오카 이야기’(목판화 57점)은 하나오카 사건을 목격한 이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목판화와 서사시로 표현돼 1951년 출판된 목판화집이다. 제국주의 일본의 만행과 강제연행 돼 희생당했던 노동자들의 아픔을 증언하고, 그들을 추모하게 하는 예술작품으로서 중요한 가치가 있다.

판화는 아키타의 ‘일중우호협회’ 스즈키 요시오의 기획 아래, 시는 기타 세추지, 그림은 니이 히로하루, 타키다이라 지로, 마키 다이스케 등이 협조해 공동으로 완성했다.

전시연계 세미나도 마련된다.

‘강제강점기 조선인 강제연행과 진상규명·일본 다자와호수 주변과 하나오카광산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28일 오후 2시30분 열린다.

세미나에는 30여년 동안 아키타지역 조선인 강제연행 문제를 연구해 온 차타니 주로크(전 일본민족예술연구소장), 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전 근로정신대시민모임 공동대표), 김인덕 청암대 교수가 발제자로 참여한다.(문의 062-613-7152)

은암미술관 ‘태탕만세(駘蕩萬歲)를 꿈꾸다’

그런가 하면, 광주 은암미술관은 다음달 1일부터 4월15일까지 ‘태탕만세(駘蕩萬歲)를 꿈꾸다’전을 마련한다.

전시명 ‘태탕만세를 꿈꾸다’는 독립운동가 백범 김구 선생의 ‘백범일지’ 중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의 한 구절인 ‘우리 국토 안에는 언제나 춘풍(春風)이 태탕(駘蕩)해야 한다’에서 따왔다. 여기서 ‘태탕’은 봄날의 화창한 모양을 의미한다.

이 전시는 독립운동에 힘쓴 애국선현의 유묵(遺墨·생전에 남긴 글씨나 그림)을 임서(臨書·법첩(法帖)을 옆에 두고 이것을 보면서 쓰는 방법, 또 그렇게 쓴 글씨)한 작품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서예인들의 염원을 담은 작품 등 45점을 선보인다.

특히 3·1독립선언서(보성사판), 대한독립여자선언서, 독립선언서(영문)의 영인본도 함께 소개된다.

전시에는 학정 이돈흥 선생, 담헌 전명옥 선생, 청담 민영순 선생 등 45인의 서예인이 참여한다.

또한 조선이 독립국임과 조선인이 자주민임을 세계에 알린 민족대표 33인중 한 명인 청암 권병덕 선생의 8폭 병풍과, 류관순 열사의 조카인 소현 류봉자 선생의 ‘소녀 류관순 열사의 기도문’도 포함돼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전시 개막 행사는 오는 8일 오후 3시 열린다.(문의 062-226-6677) /정겨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