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태의 사주칼럼] 성공인(成功人)

2019년 03월 20일(수) 18:59

장자(莊子)가 숲에서 사냥을 즐기는데 남쪽에서 이상하게 생긴 까치 한 마리가 날아왔다. 까치는 장자의 머리 위를 스치듯 날더니 근처 밤나무 숲에 내려앉았다.

“거참, 묘한 새일세, 큰 날개가 있으면서도 잘 날지를 못하고 큰 눈이 있으면서도 잘 보지 못하다니.”

이렇게 중얼거리던 장자는 소매를 걷어붙이고 밤나무 숲에 들어가 까치를 겨냥해 활을 당기려고 했다. 그런데 까치가 나뭇잎 그늘에 있는 사마귀를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리고 사마귀는 시원한 나무 그늘에서 울고 있는 매미를 노리고 있었다. 사마귀와 까치는 먹이에 정신이 팔려 자기에게 다가오는 위험은 눈치채지 못했다.

“먹이를 노리면 먹이가 된다. 이익을 찾으면 오히려 불행을 초래한다. 거참, 무서운 일이로고.”

이렇게 자문하면서 숲을 나오려는데 그 밤나무 숲 관리인에게 도둑으로 몰려서 큰 곤욕을 치렀다. 장자 또한 사냥에 정신이 팔려 자신의 위험을 감지하지 못했던 것이다. 장자는 그 후 3개월 동안 방에서 칩거하며 큰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실전에서 상담을 하다보면 위와 같이 전체적인 상황을 보지 못하고 눈앞의 이득이나 쾌락에 빠져 불운(不運)의 늪에 처한 사례가 많다.

최근 일어났던 대한민국의 굵직한 사건들도 대부분 위와 같은 사례들이다. ‘승리게이트’에서 일어났던 충격적인 사건들과 최근 다시 불거지고 있는 ‘김학의’ 전 법무차관의 사건, 2년 전에 촛불혁명을 유발했던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건도 모두 자신들의 몸이 불에 타들어갈지 모르고 불속에 뛰어드는 불나방처럼 순간의 쾌락과 즐거움에 눈이 멀어 자신들이 쌓았던 모든 것을 잃어버린 불행한 사건들이다.

하지만 이렇게 안 좋은 빠져서 전체를 잃어버린 사례만 있는 것이 아니고 세상에서 말하는 좋은 것에 지나치게 빠져도 모든 것을 잃어버린 사례도 많다. 가령, 공부나 학습에 지나치게 빠지면 젊은 날에 사랑도 못 해보고 모험과 도전을 잊은 채 집안의 방안퉁수가 되어버린 젊은이들도 많다.

일이나 돈벌이에 너무 치중하다가 방치된 가족들로 인해 이별을 당하거나 가정파탄이 나는 사례도 많고 모든 것을 다 걸어서 당선(當選)에 등극했던 정치인들도 파산이나 관재수에 휘말려 집안이 망하거나 감옥에 들어가게 되는 경우도 많다.

항상 중심을 잡고 한곳에 집착하지 않고 부분이 아닌 전체를 보고 조화롭게 살아가는 사람을 역학(易學)에서는 ‘음양화평지인’(陰陽和平之人)이라고 한다. 어쩌면 세상에서 말하는 부귀영화가 아닌 조화로운 삶을 사는 사람이 진정한 성공을 이룬 사람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