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꽉 막힌 국회’ 진전 없는 ‘5·18특별법’ 한국당 반대 등 부딪혀 임시국회 처리 물건너가 김다이 기자 |
| 2019년 03월 31일(일) 19:23 |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의 망언으로 촉발된 ‘5·18역사왜곡처벌법’ 제정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하세월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국당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다, 5·18왜곡처벌법을 선거제 개편 등과 묶어 추진하려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마저도 정당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5·18 법안 처리는 난항을 겪고 있다.
임시국회가 오는 5일 폐회되는 등 일정도 촉박해 이번 임시국회에서 해결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여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지역민들의 분노가 고조될 전망이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의원 166명은 지난달 22일 ‘5·18왜곡처벌법’이라 불리는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공동 발의했지만, 법안은 현재 국회 법사위에 계류중이다.
개정안에는 5·18민주화운동을 부인·비방·왜곡·날조 또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자에게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는 처벌조항을 담았다. 유포방식에 대해서는 ▲신문, 잡지, 방송, 그밖에 출판물에 또는 정보통신망의 이용 ▲전시물 또는 공연물의 전시·게시 또는 상영 ▲기타 공연히 진행한 토론회, 간담회, 기자회견, 집회, 가두연설 등으로 규정했다.
단 이러한 행위가 예술·학문, 연구·학설, 시사사건이나 역사의 진행과정에 관한 보도, 기타 이와 유사한 목적에 기여하는 경우 처벌하지 않는다는 단서조항이 포함됐다.
앞서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과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지난 2016년 6월에서 7월에 걸쳐 5·18민주화운동 특별법 일부 개정안을 각각 대표발의했다. 5·18민주화운동을 비방·왜곡·날조할 경우 징역이나 벌금에 처하도록 한 법안이다.
해당 법안들은 2016년 11월 국회 법사위에 올랐지만 여야간 이견으로 수년째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 민주평화당을 비롯해 여야 정치권에서는 5·18왜곡처벌법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자유한국당이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관련 법안은 한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패스트트랙으로 묶어서 추진할 선거제도 개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등의 법안을 두고 여야 4당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어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25일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간사 등은 공수처 설치법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아무런 소득을 내지 못했다.
공수처법은 패스트트랙 논의 중 가장 큰 변수로 부각됐으며,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은 공수처 설치에 대한 이견은 없지만 세부적인 권한 등을 두고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
민주당은 공수처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함께 줘야 한다는 견해를, 바른미래당은 공수처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처럼 5·18왜곡처벌법이 이번엔 다른 법안과 맞물려 처리되지 못할 위기에 놓이게 됐다.
정치권에서는 “공수처법, 선거제도 개편 등 여야의 이해관계가 얽힌 법안에 대해서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에서 5·18왜곡처벌법을 처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민주평화당 최경환 의원(광주 북을)은 “일부에서 표현의 자유문제로 5·18왜곡처벌법 처리를 반대하고 있는데 역사적 사실관계를 부정하는 것을 처벌하자는 것”이라며 “한국당으로 인해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처리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5·18진상규명위원 선정이라도 될 수 있도록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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