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5월이여”…詩로 결집한 시민들의 함성 5·18 진상규명조사위 구성을 위한 ‘광주시민 5·18 시 낭송회’ 광주매일신문 주최·문학메카낭송포럼 주관 정겨울 기자 |
| 2019년 05월 23일(목) 18: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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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남로의 사람들은 모두 입술이 젖어 있었다
금남로의 사람들은 모두 발바닥에 흙이 묻어 있었다
금남로의 사람들은 모두 보리피리를 불고 있었다
-김준태 시 ‘금남로 사랑’ 중
대한민국 민주화의 성지 광주에서 제대로 된 5·18광주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 구성을 위한 ‘광주시민 5·18 시낭송회’가 성황리에 열렸다.
광주매일신문·광주매일TV가 주최하고 문학메카낭송포럼이 주관한 이 행사는 23일 오후 광주문화재단 빛고을아트스페이스 소공연장에서 진행됐다. 진행은 방송인 윤지현씨가 맡았다.
이날 행사에는 정종제 광주시 행정부시장, 임원식 광주예총 회장, 황하택 대한민국 문학메카 본부 이사장, 김종(조선대 교수) 시인, 김용하(조선대 사범대 겸임교수) 전 광주시인협회장, 정윤태 조선대 명예교수, 오소후 시인, 이광일 시인, 김재길 현대문예 작가회장, 조도현 빛가온 운동 대표, 남성숙 광주매일신문 대표이사 등 100여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날 시낭송회는 ‘제대로 된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 조사위원회 구성’을 위해 기획됐다. 1980년 당시 계엄군이 자행한 광주학살만행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는 먼저 ‘제대로 된’ 진상규명 조사위를 꾸려야 한다는 데서 출발했다. 이에 광주시민의 염원을 담아 5·18을 다룬 시 30여편을 선별해 낭송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본격적인 릴레이 시낭송에 앞서 시낭송 참가자들과 내빈들은 5·18을 주제로 다룬 영상 ‘그날이 오면’을 시청했다.
정종제 광주시 행정부시장은 축시 ‘저울’을 낭송하기에 앞서 “문학·역사·철학 중 제일은 문학”이라며 “5·18 관련 시낭송회를 열고 함께 참여해 준 문학메카 낭송포럼 회원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임원식 광주예총 회장은 축사에서 “광주시민들은 매년 5월만 되면 그때의 아픔과 고통을 함께 느끼면서 살고 있다”며 “오늘 5·18 시낭송회를 통해 시인이 쓴 시를 서글픈 마음으로, 때로는 5·18을 되새기며 희망의 미래로 함께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시 낭송은 ▲제1부 광주의 노래 ▲제2부 인연의 노래 ▲제3부 시극/오월, 그대 이름을 부릅니다 등 3부로 나눠 진행됐으며, 문학메카낭송포럼 회원들이 대거 참여했다.
첫 테이프는 김미경씨가 끊었다. 김씨는 이근모 시인의 ‘5·18연가’를, 신은주씨가 김준태 시인의 ‘금남로 사랑’, 정순애씨가 신현영 시인의 ‘국립묘지’ 등을 낭송했다.
이어 이영미씨가 김용하 시인의 ‘꽃피고 새 우는 5·18’, 고달령씨가 임원식 시인의 ‘임을 위한 행진곡’, 김창묵씨가 김종 시인의 ‘광주 가는 길’을 선사했다.
이날 시낭송회를 위해 초청 인사로 방문한 이선주씨는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 김노금씨는 홍윤숙 시인의 ‘장식론’, 조옥녀씨는 송수권 시인의 ‘여승’을 들려줬다.
문학메카 낭송포럼의 회장인 고명순씨는 도종화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을 낭송하며 이날 릴레이 시낭송을 마무리했다.
시낭송회의 대미는 오소후 시인의 ‘오월, 그대 이름을 부릅니다’를 기반으로 제작한 시극으로 장식했다. 박지수씨가 내레이션을 맡고 윤희정(자유 역), 나종복(인권 역), 김동숙(민주 역)씨가 출연해 정경옥·강경연씨가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들은 생생한 연기를 통해 5월 그날의 함성을 재현하며 객석에 감동을 전했다.
남성숙 광주매일신문 대표이사는 “5·18민주화운동이 어느덧 39년째를 맞이하지만, 제대로 된 5·18진상규명이 이뤄지지 않고 있음에 이 행사를 마련하게 됐다”며 “5·18 당시 벌어졌던 발포명령과 성폭행 등 언론에서 밝혀진 여러 사실들이 실제 진상조사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남 대표이사는 “이날 시낭송회를 통해 지난 39년간 쓰여졌던 시를 통해 5·18의 숭고한 정신과 가치를 다시 생각하고 올바른 진상규명의 길에 함께 마음을 모으자”고 전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광주매일TV를 통해 생중계됐다.
/정겨울 기자
정겨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