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태의 사주칼럼] 음덕수복(陰德受福)

2019년 06월 19일(수) 18:20

중국 춘추전국시대 명재상으로 이름난 손숙오(孫叔敖)란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밖에 나갔다 돌아와서 자기 어머니께 절한 뒤 슬피 통곡했다.

이를 본 어머니가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물어보니 손숙오는 “옛 말에 양두사(兩頭蛇)를 보면 죽는다고 했습니다. 오늘 제가 양두사를 봤기 때문에 죽을 것이므로 어머니와 헤어지는 것이 슬퍼서 웁니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그 양두사는 어찌 됐느냐?”, “저 이외의 다른 사람이 보면 그 사람도 죽을 것이므로 다른 사람이 죽지 않도록 뱀을 힘겹게 잡아서 땅에 묻었습니다.” 그 말을 듣던 어머니는 길게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얘야, 참 잘했구나. 그것을 바로 음덕(陰德)이라 하는 것이다. 너는 남에게 음덕을 베풀었으니 죽지도 않을 것이며 훗날 귀하게 될 것이다.” 과연 어머니의 말대로 손숙오는 죽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뒷날 명재상이 돼 어진 이름을 역사에 남겼다.

얼마 전 모 TV프로그램에서 ‘어디에나 있었고, 어디에도 없었던, 요한, 씨돌, 용현’이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이 방영된 적 있다. 독재정권과 민주화 움직임속에서 목숨을 잃은 젊은이들의 가족을 돌보며 진실을 밝히려 했던 청년, 삼풍백화점 참사 현장에서 사람들을 구하려 애썼던 씨돌 아저씨의 삶은 큰 울림을 줬다. 요즘과 같이 계산적이고 실속을 따지는 세상에서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희생과 봉사를 했던 삶과 모든 것을 버리고 자연 속에서 살았던 그의 인생스토리는 적잖은 감동을 줬다.

그는 현재 몸이 불편한 상태로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샀지만 그의 사연은 결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큰 가르침을 줬다. 그의 음덕(陰德)은 제2, 제3의 씨돌이를 탄생시킬 것이다.

싯다르타는 자신의 식(食)을 감해 이를 천지에 공양해 붓다가 됐다.

붓다가 된 이후에도 음식을 절제해 극히 소식을 했다. 그 식덕(食德)이 온 천지에 두루 퍼져 세월이 지날수록 그 법(法)이 더욱 원대해졌다.

덕(德)의 위력은 이처럼 세상을 바꾸는 엄청난 힘이 있다.

나누는 것은 덕(德)을 쌓는 일이다. 조용히 나누는 것을 음덕(陰德)이라고 한다. 음덕은 상생(相生), 즉 요즘 말로 윈-윈(win-win)이 되는 이타적인 행위이다. 덕(德)에도 여러 종류가 있지만 보이지 않게 선행을 행하는 음덕(陰德)을 가장 높은 덕(德)으로 친다.

덕(德)을 쌓으면 업장이 소멸되고 새로운 운(運)이 열린다는 음덕수복(陰德受福)은 불교와 동양학에서 말하는 진리(眞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