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호구놀이’ 자행한 인면수심 10대들 문철헌 기자

2019년 07월 18일(목) 19:07

가정 형편이 좋은 학생만을 골라 돈을 빼앗는 속칭 ‘호구 잡이’를 하던 10대 자퇴생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18일 광주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고등학교 2학년을 중퇴한 이모(16)군 등 3명은 지난달 17일 오후 11시께 같은 중학교에 다녔던 후배 A(14)군 집 앞으로 찾아가 A군을 태운 뒤 1시간30분 동안 데리고 다니며 폭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군과 드라이브하던 이군 일행은 뜬금없이 A군에게 금목걸이가 든 작은 가방을 맡겨놓고 잠깐 보관해달라고 부탁했다. 미리 준비한 가짜 목걸이였다.

이들은 편의점 앞에 차를 세워 A군에게 껌 하나를 사 오라고 시킨 뒤 가짜 목걸이를 다른 곳에 숨겨놓고 A군이 훔쳐 갔다며 몰아세우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휴대용 쇠망치를 꺼내 들며 “한 대에 10만원씩 20대를 맞을래, 돈으로 보상할래”라고 겁박했다.

돈을 갚겠다고 한 후 집에 돌아간 A군은 부모님에게 “선배에게 목걸이를 빌렸다가 잃어버려 돈을 물어줘야 한다”고 거짓말했다.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 A군의 부모는 경찰에 신고했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이군 등을 차례로 붙잡아 이러한 범행 사실을 밝혀냈다. 이군을 제외한 나머지 2명은 이미 보호관찰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경찰은 이들을 공갈미수와 감금, 무면허 운전 혐의로 입건하고 여죄 등을 조사 중이다./문철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