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따뜻한 인술·정확한 진단’ 큰 인기 2019 광주세계수영대회 선수촌 메디컬센터 가보니 응급 환자 대비 24시간 운영 의료진 구슬땀 오승지 기자 |
| 2019년 07월 23일(화) 18:38 |
|
“친절하고 따뜻한 한국 선진의료에 몸도 마음도 치유받고 갑니다.”
어딘가 몸이 불편해 상담을 받고, 치료받은 후엔 고맙다며 다정한 인사는 물론 기념사진까지 찍으며 문을 나서는 곳, 광주 광산구 선수촌 아파트 단지 내에 위치한 메디컬센터는 훈훈한 인정이 넘쳐난다.
◇응급환자 이송 등 맞춤 서비스 지원
메디컬센터는 최첨단 의료시설과 최고의 의료진이 모였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선진의료체계를 완벽히 구축했다. 지정병원 및 보건소 협력을 통해 의료진과 자원봉사자 등 인력에만 300여명이 투입되고, 공용·전문 의료장비 및 물자는 무려 225종에 달한다. 메디컬센터와 경기장 간에는 전자의무기록시스템이 연동돼 있어 보다 효과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선수촌 아파트 선수주거구역 지하1층에 737.2㎡규모로 들어선 메디컬센터에는 내과·스포츠의학과·응급의학과·안과·치과·한방과 등 진료과 6곳과 약국·물리치료실·방사선실 등 진료지원실 3곳이 운영 중이다.
경미한 부상은 현장에서 처치가 가능하며, 치료가 어려운 경우에만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 남부대 주경기장에서 가까운 보훈병원으로 이송된다. 선수촌 개촌식이 있던 지난 5일부터 대회종료 1일 후인 오는 29일까지 메디컬센터는 24시간 가동,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재차 방문 눈길 ‘한의진료실’
하루 평균 70여명이 방문하고, 재차 찾아오는 선수들로 늘 북적이는 진료실은 한의과진료실이다. 다소 외국인들에게는 생소할 수 있지만 이제는 ‘입소문’을 제대로 타 단체로 찾아오는 선수단의 대기열을 따로 마련해야 할 정도다.
22일 오후 8시 기준으로 메디컬 전체 진료건수 1천940건 중 한의과 진료는 701건으로 36%에 달했다.
자주 방문하는 이유는 ‘도핑 걱정없는’ 우수한 치료가 가능한 때문. 훈련이나 경기중 근육손상 발생시 도핑 부담으로 단순 처치나 진통제로 견뎌야 했으나 침·부항·추나치료는 통증 완화에까지 효과가 좋아 자주 찾고 있다는 것.
외국인 선수들에게는 낯설 수 있는 만큼 앞서 팀 스텝들이 먼저 진료를 받은 후 권유해 함께 방문하고 있다.
그리스팀 선수와 더불어 치료를 받은 Nikolaos Gemelos 코치는 “어깨와 등 뒤쪽의 통증이 치료를 받은 후 빠르게 호전된 것을 느껴 선수들과 식사를 마치고 바로 왔다”면서 “이제는 선수들이 스스로 다시 찾을 정도다”고 말했다. 또 한의진료실에는 이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최근 차기 개최지인 일본과 차차기 개최지인 카타르의 의료진 및 대회 임원들이 직접 체험, 극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의진료실 관계자는 “선수들이 훈련을 마치고 많이 찾아오고 있어 당초 오후 6시까지 운영돼야 하나 따로 추가 인력을 긴급 배치해 오후 9시까지 연장 운영하는 등 한의학의 효과를 널리 전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에 상처입는 각막 치료 ‘안과’
밝은안과21병원과 보라안과는 시력 측정을 통해 원시·난시·근시를 확인하고 이에 따른 안경처방전을 발행해 인근 안경전문점에서 맞출 수 있도록 안내하는 등 시력과 관련된 일련의 검사와 처방을 진행 중이다.
현장에서 아프리카 선수는 건조증으로 인공눈물을 처방받았고, 동행한 코치는 녹내장 검사를 받았다.
이처럼 훈련 중 발생한 불편함이나 안구 건조증 등에 대해서는 간단한 약물 치료로 선수들의 시력약화에 대한 두려움을 말끔히 해소해주고 있다.
특히 많이 이뤄지는 진료는 ‘각막찰과상’이다. 이는 눈의 검정눈동자가 위치한 각막 부위에 마찰로 인한 상처가 나는 것을 말하는데, 증상으로는 눈부심, 통증, 이물감 등이다.
수경을 착용하지 않는 아티스틱 수영의 경우 튀는 물에 직접 닿기 때문에 각막이 상처를 입을 수 있다. 여기엔 인공눈물 처방으로도 며칠 뒤면 회복이 된다. 안과진료실에 따르면 현재까지 눈병 등 전염성이 있는 질병으로 방문한 선수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밝은안과21병원 송용주 원장은 “눈물을 많이 흘리거나 눈꺼풀이 부풀어 시력이 떨어졌을까봐 불안해하는 선수들이 있다”면서 “빠른 진단과 처방으로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선수들 편의 지원 ‘치과·약국’
치과진료실은 전남대치과병원과 조선대치과병원이 번갈아가면서 운영하고 있다. 선수들은 원래 가지고 있던 질환이나, 스케일링을 목적으로 방문하고 있다.
치아 교정 등 보철치료나 임플란트가 아닌 일반적인 충치치료, 발치 등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보철물이 씌워진 치아가 떨어져 나가 아파하던 선수가 있어 급히 조치를 취했다.
유재식 조선대치과병원 교수는 “2015년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진료를 했던 경험을 살려 선수들이 불편함 없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의료진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메디컬센터 내에는 광주시약사회가 운영하는 수영대회약국도 마련돼 있다. 공개모집을 통해 선발된 스포츠약사 20여명이 2인1조로 참여하고 있으며, 일반의약품 제공을 벗어나 의약품 처방 조제시 도핑과 관련한 처방검사와 금지약물에 대한 확인 및 대체약물 추천, 투약 및 복약지도, 선수촌 약품 사용평가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수영대회약국은 평창동계올림픽 시스템을 도입, 철저한 검증절차를 거쳐 운영되고 있다. 세계선수권대회에 지역약사회가 나서 선수의 도핑 및 처방검사를 하는 스포츠약국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승지 기자
오승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