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째 ‘日 불매운동’ 더 확산된다 광주정신 재무장 ‘5NO’ 상인·시민들 참여 행렬 각계각층서 일본 규탄…일각 선의의 피해 우려 오승지 기자

2019년 08월 01일(목) 19:25

일본의 경제보복을 규탄하는 움직임이 확산되는 가운데, 지난달 29일 충장상인회는 광주 동구 충장로 5가에서 현수막을 내걸고 일제불매운동에 동참했다.

“일본에 가지 않습니다. 일제를 사지 않습니다.”

강제노역 배상 판결에 따른 수출규제 보복조치로 촉발된 ‘보이콧 재팬’ 일제불매운동이 일상에서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광주에서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더불어 상인회에서도 적극 행동하는 등 한달째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1일 오후 광주 동구 충장로 5가. 곳곳에는 ‘과거사 반성없는 일본정부의 경제보복 규탄한다’라는 플래카드 10여개가 내걸려 있다. 상인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한다는 의지를 피력하고자 자발적으로 내건 것.

충장상인회 측은 “광주정신의 중심지에서 일본을 규탄하기 위해 뜻을 모았다”며 “말로만 그치지 않고 행동하는 것을 시민들과 함께 보여주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양동건어물시장 상인들도 시장 내에서 취급하는 멸치와 노가리 등 일본산 수산물을 일절 취급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시장을 방문한 손님들에게도 국내산 제품을 적극 권유하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일제불매 운동은 정치권과 교육계 등 각계각층을 망라한다.

광주광덕고와 제일고 등 일선 고등학교에서는 일본 학용품을 구매 않기로 했다. 유명 볼펜 대신 국내산으로 대처해 사용하거나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였던 스포츠웨어도 거부하고 있다. 심지어 일본 간식도 사먹지 않는 분위기다.

광주시교육청은 한·일 청소년 평화교류단의 방문을 취소했고, 전남도교육청은 공무출장과 체험학습 자제를 권고했다. 광주 북구의회와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은 하반기에 예정돼 있던 시·구의원 일본연수를 취소한 바 있다.

일상의 모습도 사뭇 달라졌다. 편의점과 마트 등에서 평소 인기리에 팔렸던 ‘아사히, 삿뽀로’ 등 일본 주류품을 주류코너에서 자취를 감춘지 오래고 ‘노노재팬, 보이콧 재팬’ 스티커를 붙여 놓은 상가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일부 약국에서는 일본산 연고나 영양제, 안약 대신 국내 제품을 취급하고 있다.

SNS나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휴가철 미리 예약한 일본여행 취소 인증 사진을 게시하거나 일본제품이 어떤 게 있는 지 소비자가 직접 확인할 수 있는 홈페이지인 ‘노노재팬’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시민들의 자발적 불매운동은 안 사고, 안 가고 뿐 아니라 안 팔고, 안 타고, 안 입는 ‘5노(NO) 운동’으로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서구 상무지구에서 일본 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 점주는 “최근 일본 생맥주나 사케 등을 찾는 손님들이 급격히 줄어들어서 국내 생산 맥주나 국내산 청주를 더 들여오고 있는 실정이다”면서 “장기 경기침체에 손님도 줄어드는데, 앞으로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의미 있는 일본제품 보이콧에 업주들도 국내산 주류와 제품을 내놓고 이를 적극 홍보하는 등 장기화되는 경기침체에 대처하는 지혜로운 대응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오승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