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론과 첨단 기술의 만남 이준근 |
| 2019년 08월 08일(목) 17: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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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미국에서는 이식수술에 필요한 신장을 드론(Drone)을 통해 전달해 헌혈 시간을 최소화함으로써 수술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태평양의 섬나라 바누아투, 아프리카의 탄자니아 등 열악한 교통여건과 높은 기온, 낮은 인구밀도 등으로 인해 의료체계의 사각에 있는 지역에 드론을 활용한 의약품 수송 정책을 펼쳐 세계적 화제가 되었다. 전남에서도 최근 지역 밀착형 주소기반 드론 운영’ 사업을 통해 정기항로가 없어 배송이 어려웠던 도서나 산간 지역에 드론 배송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드론과 첨단기술이 결합하여 신산업을 창출하고 있다.
드론은 1849년 오스트리아의 폭탄용 열기구에서 시작돼 국방 분야에서 주로 활용돼 왔지만 아마존과 구글, 인텔 등 글로벌 기업들이 드론의 상업적 가치에 주목하며 일반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현재는 각종 방송에서의 드론 촬영은 이미 보편화됐고 일반인들에게도 쉽게 취미로 접근할 수 있을 정도로 보편화됐다. 해외 드론전문 통계기관에 따르면 드론시장은 매년 20%씩 고성장할 것으로 예상될 정도로 주목받고 있는 시장이다.
그러나 드론이 일상생활에 밀접해지는 것에 비해 드론 시장은 매우 비대칭적인 상황이다. 전 세계 드론시장의 94%는 중국이 점유하고 있는 상황으로 기술 독점이 극심한 분야다. 중국과 무역마찰을 빚고 있는 미국조차도 보안문제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산 드론에 대해서는 판매 승인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시장독점과 기술편차에 대한 문제는 국내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정부를 포함한 민·관·연에서 다양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나 국내 드론 산업 생태계는 아직 초기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전남의 드론산업이 가진 위상은 매우 미약한 수준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후발주자인 전남이 주목해야 할 것은 이미 독점화 단계에 접어들고 기술 격차가 늘어나고 있는 하드웨어 분야가 아닌 드론의 활용이라는 소프트웨어적 분야다. 전남의 산업적 여건을 냉정히 고려해 기술이나 장비 중심의 접근이 아닌 콘텐츠 중심으로 접근 방식을 변경해야 하는 것이다. 드론의 생산이라는 제조 중심의 산업적 가치를 무시할 수는 없으나 드론을 활용한 2차 산업이라는 새로운 시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2018년 평창 하늘을 수놓은 1천218대 드론 공연은 드론이 가진 여러 가능성 중 물류 기능만이 아닌 엔터테인먼트적 가능성을 보여주며 기네스북에 등재되기까지 했다. 이외에도 최근에는 드론이 가진 레저, 조사, 수거, 보안, 예찰 등 다양한 가능성들이 주목받고 있다. 드론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있어 기술, 정책 등 다양한 요소가 필요하지만 타 산업과 다르게 특별히 필요한 것이 바로 대규모의 시범공역이다. 드론의 행동반경이나 활용 가치는 전방위적 공간의 연결에 있기 때문에 이는 무엇보다 선행돼야 할 요소다.
다행히 전남은 전국 최대 드론 시범공역을 보유하고 있으며 고흥에 국내 최초로 비행시험 및 평가, 연구를 위한 국가종합비행성능시험장을 구축 중에 있다. 또한 전남도 지역혁신 성장전략인 ‘블루 이코노미(Blue Economy)’에는 드론을 미래 전략산업 중 하나로 보고 이를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도 지난 2년간 드론 운영 전문가 교육 및 드론 서비스 사업단을 운영하는 등 드론산업 활성화에 앞장서 왔다. 이와 더불어 전남의 드론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국고사업 유치에 적극 나서 올해 초 ‘산업용 드론 기업 육성을 위한 기반구축 및 실증 시범사업’에 선정됐다. 해당 사업을 통해 4년간 총 127억원을 투입해 드론산업지원센터를 구축하고 관련 기업 육성 및 드론을 활용한 신산업 창출에 노력할 예정이다. 이러한 시도는 드론 산업의 구조개선 및 공공 수요를 촉진시키며 전남도 드론분야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활용 가치를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다.
지역이 가진 인프라의 활용을 극대화하고 경쟁이 상대적으로 약하고 장래성이 높은 니치마켓(niche market)에 집중하는 것이 비즈니스 전략의 기본이다. 드론 산업에 있어 전남의 니치마켓은 대규모 시범공역과 정책적 비전을 통한 콘텐츠적 활용이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첨단기술과 전남의 문화자원을 융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드론은 전남지역의 미래 성장동력 산업임이 분명하다. 지역 자원과 첨단 기술의 융합을 통해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역민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