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속 피하려 ‘車 번호판 가리기’ 극성 광주시 올해 46건 단속…해마다 100건 적발 오승지 기자 |
| 2019년 08월 28일(수) 19: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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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주·정차 및 과속 차량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면서 불법으로 차량 번호판을 가리는 얌체 운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갈수록 그 수법이 대담해지고 지능화되고 있지만, 정작 단속의 주체가 되는 구청에서는 단속 인력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최근 광주 서구 쌍촌동의 한 삼거리 교차로. 모 상가 앞에 주차된 차량은 버젓이 CCTV 아래에 보란 듯이 주차를 하고 번호판을 플라스틱 판넬로 가려놓았다. 2차로를 점령한 상태여서 1차로만 통행 가능하게 돼 이 일대는 가다서다 심각한 정체가 빚어졌다.
해당 차량의 운전자는 “잠시 차에 내려서 일만 하나 보려는데 단속 카메라가 있어 임시 방편을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서구 풍암동 주민센터 인근 교차로에서는 차량에서 과일 등을 판매하는 상인들이 차량 번호판을 과일 박스로 가려둔 채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또 모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뺑소니 사고를 낸 차량에 인형 액세서리나 번호판 옆에 작은 스티커를 붙여 놔 식별이 어렵다는 사례도 종종 올라오고 있다. 이처럼 차량 번호판 가림 및 훼손 행위는 엄연한 불법행위이지만 여전히 근절되지 못하고 있다.
일선 경찰과 자치구는 자칫 차량이 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고, 교통통행 방해를 막고자 현행 자동차관리법 제10조 제5항에 따라 단속을 벌이고 있다. 번호판 가림 및 훼손행위로 형사 입건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광주에서는 지난해 101건이 단속됐으며 5개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남구에서만 46건으로 가장 높았고 북구 37건, 동구 9건, 서구 7건, 광산구 2건으로 뒤를 이었다. 올해도 6월까지 총 43건이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적발 대상자는 자신의 상가 앞에 주차한 차량으로 무인 단속 카메라를 피해 차 앞에 가림물을 임시 설치한 사례였다.
구청에서는 이러한 번호판 가림 차량 소유주에 1차 단속이 되면 50만원 같은 해 1년 내 2차 적발됐을 때는 150만원, 3차 이상 단속에 적발되면 2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구체적 단속 대상은 ▲번호판을 종이로 가리거나 트렁크를 열어두는 행위 ▲번호판 바로 앞에 구조물 등을 놓아두는 행위 ▲번호판을 고의로 구부리거나 글자색을 지우는 행위 ▲유럽형 번호판 스티커를 번호판 양쪽 가장자리에 부착해 번호판의 여백을 가리는 행위 ▲검게 그을리거나 오염이 심해 식별이 불가능한 번호판 등이다.
하지만 정작 자치구에서는 담당 업무자가 1명 꼴로 사실상 현장 민원 접수나 단속이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이다. 상시 불법 주·정차 단속 차량 업무를 맡고 있는 직원들이 직접 계도 활동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무인 단속 카메라는 온전한 번호판이 아닐 시 번호 인식 자체가 불가한 만큼 직접적인 차량 소유주와의 접촉이 아닌 한 실질적 단속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경찰 역시 외근 단속 근무 도중 단속이 이뤄질 뿐 현실적으로 사건 처리가 어려운 실정이다.
한 구청 관계자는 “비교적 생활불편 신고 앱을 통해 시민들의 자발적인 신고로 번호판 가림 차량 단속에 도움을 받고 있다”면서 “시민들 스스로 교통준법 질서를 잘 지키기 위한 시민의식도 필요하다”고 말했다./오승지 기자
오승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