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그림엔 사연이 있다” 숨은 이야기 들여다볼까 ‘다락방 미술관’ 문하연 지음/평단 /1만6천800원 르네상스부터 현대미술까지 시대별 정리 28명 화가 삶·예술세계 에세이로 풀어내 정겨울 기자

2019년 09월 22일(일) 18:06

젠틸레스키 作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디트’

예술가의 손끝에서 완성된 작품은 하루아침에 탄생한 것이 아니다. 예술가가 살아온 삶과 철학, 중시하는 가치, 당대의 상황 등이 집약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이에 모든 작품에는 이야기가 있고, 내포된 사연이 있다. 화가들의 일생과 그림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풀어내는 책이 나왔다. 문하연씨가 쓴 ‘다락방 미술관’이 바로 그것.

이 책은 르네상스부터 현대까지 각 시대를 대표하는 미술작품들을 누구나 쉽게 감상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미술 에세이다. 큐비즘, 야수파, 인상주의, 리얼리즘 같은 어려운 용어 대신, 화가들의 삶과 작품 속 숨은 이야기들로 작품 해설을 시도한다.

책은 젠틸레스키, 렘브란트, 페르메이르 등 르네상스와 바로크시대의 미술가, 세잔, 반 고흐, 호퍼 등 근대미술가, 케테 콜비츠, 피카소, 실레, 마그리트, 샤갈, 나혜석 등 현대미술가, 로트레크, 렘피카, 존 사전트 등 독창적인 기법의 미술가까지 총 28명의 화가와 그들의 작품을 시대 순으로 다룬다.

유명한 화가이자 그림 스승이었던 타시에게 성폭행을 당하고도 오히려 끔찍한 고문을 받아야 했던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가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디트’를 그리게 된 사연, 20세기 최고의 걸작이라는 ‘아비뇽의 여인들’을 그린 피카소가 자신의 유일한 스승을 폴 세잔이라고 한 이유, 고갱이 그린 고흐의 초상화를 보고 고흐가 귀를 자른 사연 등에 대해 풀어낸다.

이외에도 연인 로댕은 승승장구하는데 정작 자신은 망가지고 정신병원에서 최후를 보내야 했던 카미유 클로델, 평생 가난 때문에 사랑하는 여자와 생이별하고 쓸쓸히 죽어야 했던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등 거장들의 삶과 예술세계에 대해 들려준다.

이 책의 저자 문하연씨는 4예술 영화 평론과 신간 서평을 비롯해 다양한 인터뷰 기사를 쓰는 프리랜서 작가다. 40대 여인의 엉뚱 발랄하고 때로는 뭉클한 삶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명랑한 중년’, 그림을 보며 그 속에 담긴 의미와 화가의 일생을 다룬 ‘그림의 말들’, 클래식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풀어보는 ‘사연이 있는 클래식’을 언론 매체에 연재하고 있다. 대학병원에서 간호사 생활을 했지만, 지난 10년간 미술을 감상하고 미술 서적을 탐독하며 예술의전당 인문 아카데미에서 미술과 예술 등을 공부해 전문 기고가가 됐다. /정겨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