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류를 통한 전남형 ‘프로도 효과’ 이준근 |
| 2019년 09월 26일(목) 18: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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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도 효과(Frodo effect)라는 말이 있다. 영화를 통해 얻게 되는 경제적 효과를 일컫는 말로 뉴질랜드에서 촬영한 영화 ‘반지의 제왕’의 주인공 이름에서 기인한 말이다. 뉴질랜드는 ‘반지의 제왕’을 통해 연평균 관광객 5.6% 증가, 1만5천개의 신규 일자리와 4조원이 넘는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 뉴질랜드 인구가 480만명 정도 임을 감안할 때 그 효과는 가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이처럼 성공한 문화콘텐츠는 다양한 경제적 효과를 동반하며, 이러한 프로도 효과를 얻기 위한 연장선상에서 논의되는 것이 바로 한류(韓流)라고 할 수 있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은 아이돌 그룹인 방탄소년단(BTS)의 경제효과가 5조5천600억원에 달한다는 연구를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이 중 흥미있는 부분은 BTS가 유치한 외국인 관광객이 연평균 80만명에 육박하며, 이는 국내에 방문하는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7.6% 수준이라는 점이다. 작년 한 해 동안 한국에 방문하는 외국인 13명 중 1명은 BTS와 관련해 방문한 것이니 프로도 효과가 아닌 BTS 효과로 경제학 용어를 새로 만들어야 할 정도다.
BTS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문화콘텐츠는 상품 자체가 가지는 경제효과보다 약 2.5배의 타산업 연관유발효과를 가진다. 또한 이번 일본경제 제재와 같은 정치 경제적 변수를 초월하며 글로벌 플랫폼을 타고 특정 지역과 언어의 한계를 넘어 세계와 직접 소통하고 실시간으로 확산되는 점에서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분야다. 이러한 점에 주목해 정부는 지난 17일 ‘정책금융 확충으로 혁신기업의 도약지원’, ‘선도형 실감콘텐츠 육성으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 ‘신한류로 연관산업의 성장견인’을 중점 추진과제로 하는 콘텐츠 산업 3대 혁신 전략을 발표하고 콘텐츠 강국으로 가기 위한 비전을 발표했다.
전남에 살고있는 우리가 주목해야할 점은 기업 생태계 개선을 통한 영세성 극복과 5G 등의 새로운 네트워크 환경을 반영한 실감형 콘텐츠를 개발하고 해외 진출을 지원해 한류를 확산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3대 핵심전략의 디테일에 있다. 콘텐츠는 문화적 보편성을 가짐과 동시에 지역적 특수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국가적 차원의 노력 뿐만 아니라 지역적 관점에서 접근이 동시에 이뤄져야만 그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
앞서 이야기한 프로도 효과는 뉴질랜드 출신인 피터 잭슨 감독의 역할과 영어권 국가, 저렴한 제작비용, 정부의 지원 등이 장기간 뒷받침 되어 만들어 낸 결과다. 전남형 프로도 효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국가적 노력 뿐만 아니라 지역의 강점을 극대화하고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먼저 필요한 것은 한류를 단순 문화적 소비에 머무르지 않고 이를 지역 경제와 하나 될 수 있도록 지역 제조업과 연계하고 이를 확산하기 위한 노력이라 할 수 있다. 그 동안 전남은 다양한 영화나 드라마 등의 로케이션 촬영지로 각광받아 왔고 그에 따른 직접적인 경제효과를 얻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콘텐츠의 소비형태가 체험화, 공유화 돼가는 지금은 이전처럼 콘텐츠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구조가 아닌 이용자들을 통해 확대 재생산이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콘텐츠의 성공에 의존해 단편적으로 소모하기 보다는 마케팅을 통해 지역 상품과 연결하고 이를 확산시켜야 하는 것이다.
다음은 지역 관광자원을 발굴하고 이를 드라마나 영화 등 영상 콘텐츠를 통해 전략적으로 홍보하며, 맞춤형 패키지 관광 상품 등을 개발하는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 부산은 ‘BTS 팬(아미)이 추천하는 지민의 고향 부산 금정구 여행지 3’이라는 관광 코스만으로도 엄청난 관광 효과를 누리고 있다. 나영석 PD가 제작하는 ‘꽃보다’ 시리즈나 ‘삼시세끼’, ‘알쓸신잡’ 등의 예능의 경우 지역 관광과 결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 무궁한 가능성을 제공하고 있다. 지역 콘텐츠 발굴과 지역 정착을 우선으로 한 내실화와 함께 ICT를 통해 오프라인의 관광자원을 하나로 묶어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하고 인플루언서와 지역 자원간 연결을 통해 대내외 환경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전남은 미래 성장 비전인 블루이코노미에 남해안 신성장 관광벨트를 핵심 프로젝트로 포함하고 문화자원과 ICT 기술의 융합, 미디어를 통해 지속가능한 관광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으며 이를 메가 프로젝트로 키워나가기 위한 첫발을 내딛었다. 앞으로 4차 산업혁명시대 콘텐츠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고 지역의 미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역민들의 관심 어린 애정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