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남, 英 테이트 모던서 한국 미디어아트 저력 알린다 런던 아시아영화제 기간…26일부터 내달 3일까지 전시 대표작 13점 엮은 ‘뿌리들의 일어섬’ 1시간 선봬 빛의 본질 탐구·인간 원초적 내면의 욕구 담아내 정겨울 기자

2019년 10월 13일(일) 17:38

이이남 作 ‘뿌리들의 일어섬’ /작가 제공

런던 템즈강변에 위치한 테이트 모던(Tate Modern)은 세계 현대미술의 트렌드를 선보이는 장으로, ‘대영제국의 자존심’으로도 불리는 미술관이다.
2차 세계대전 직후 화력발전소를 미술관의 기능으로 리노베이션한 테이트 모던은 지난해 영국에서 가장 많은 관람객을 기록한 바 있다.
담양 출신으로 전 세계 곳곳 미술무대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이 런던 테이트 모던에서 한국 미디어아트의 저력을 알린다.
특히 비디오아트 거장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백남준의 테이트 모던 회고전(10월17일까지)과 맞물려 이이남 작가의 전시가 열리는 터라 ‘차세대 백남준’으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하는 자리여서 더욱 화제를 모은다.
이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자신의 대표작 13점을 엮은 60분 분량의 ‘뿌리들의 일어섬’을 선보인다. 작가는 자신의 삶부터 인류사와 문명까지의 흐름, 뿌리와 진리에 대한 고찰을 빛을 매개로 조명한다.

그 중 대표작 ‘다시 태어나는 빛’은 한자 밝을 명(明)에서 착안, 해(日)와 달(月)이라는 상반된 요소가 만남으로 순전한 빛을 탄생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순간적인 빛의 에너지가 어둠을 밝히는 순간 광주민주화운동을 비롯한 인류사의 경계와 갈등, 전쟁에 대한 이미지가 트라우마의 감각처럼 스쳐지나간다. 시각과 청각의 감각을 일깨우는 일렉트로닉 비주얼은 기술문명이 발달하고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 극과 극의 상반된 요소가 만나 경계가 통합되고 생명으로 탄생되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와 함께 UN본부에 전시된 ‘김홍도-묵죽도’부터 동양의 고전회화에 인류사를 담은 ‘만화병풍’ 작품 등을 관람할 수 있다. 특히 유년시절 작가의 고향 담양에서 체득한 자연의 감각들이 묵죽에 쌓이는 눈과 명화의 풍경에서 느낄 수 있다. 인간의 체온을 닮은 빛으로 재해석한 명화의 빛은 기계화된 문명사회에서 인간적인 빛을 느끼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이남 작가는 테이트모던 전시에 앞서 “불완전한 인간이 완전한 빛을 갈망하는 원초적인 내면의 욕구를 담고자 했다”며 “고전의 시간을 조명해 뿌리를 더듬어 불완전한 자아를 성찰하는 작업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이이남 作 '묵죽도'

한편, 이 작가는 2015년 베니스비엔날레 개인의 구축물 전시와 지난해 4·27 남북정상회담 판문점 회담장에서 전시를 했으며 개인전 50여회와 영국, 파리, 벨기에, 북경, 룩셈부르크, 아르헨티나 등 국내·외 주요 미술관, 비엔날레에서 전시하며 작품세계를 확장하고 있다. 다음달 광주 은암미술관에서 ‘광주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선정 5주년 기념 초대 개인전을 위한 신작을 제주 아주미술관과 룩셈부르크에서 준비하고 있다. /정겨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