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반’…밥상문화를 엿보다 롯데갤러리, 가을기획전 ‘차림 ; 기다림-김영민·한우석’展 정겨울 기자

2019년 10월 14일(월) 18:10

김영민 作 ‘나주반’ (느티나무, 옻칠 2019)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조리한 음식을 방으로 옮겨와 식사를 하는 밥상문화를 고수해 왔다. 이동이 용이하고 실생활에 자주 쓰이는 작고 낮은 크기의 소반(小盤)은 장유유서의 가족윤리, 내외간의 구별 등을 보여주는 물건이기도 하다. 한국 좌식문화의 전형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공예품인 ‘소반’을 통해 우리네 밥상문화를 돌아보는 전시가 마련된다.

롯데갤러리 광주점은 오는 29일까지 가을기획전으로 ‘차림 ; 기다림-김영민·한우석’전을 마련한다.

전시에 참여하는 김영민·한우석 작가는 각각 전통소반과 현대목공예를 다루고 있다.

김영민은 나주반의 전수조교이자 국가무형문화재 제99호 소반장 이수자로 한국 3대 소반장인 부친의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과 영국에서 가구디자인을 전공한 한우석은 물·바람·산수 등 자연의 요소요소를 절제된 미감으로 해석, 동양의 정신성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하는 작업을 선보여 왔다. 본 기획전에는 우리나라 3대 소반 중 하나인 나주반과 함께 소반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한우석 作‘ 원과 사각’ (발크로멧, 금속,월넛, 2019)

근래 공예 페어를 비롯한 디자인 관련 산업이 특성화되는 추세에 발 맞춰, 전통 소반에 동시대의 미의식을 부여한 작업들이 눈에 띈다. 지역적 특색은 물론이고 그릇의 무게와 기후, 쓰는 이의 생활 방식까지 고려한 한국의 소반에는 생활과 유리되지 않는 탁월한 조형미가 살아 숨 쉰다.

전시 관계자는 “개인주의와 ‘혼밥’이라는 용어가 대세인 시대이지만 누군가를 위해 상을 차리고 누군가와 함께 밥을 먹으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삶의 지혜를 주고받음은 점차 요원한 일이 된 것 같다”며 “공동체 문화가 어느새 버거운 관계맺음으로 느껴지는 다소 건조한 시대에서, 소반을 통해 우리의 밥상문화를 돌이켜보는 것도 의미 있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시의 관객 참여 프로그램으로 ‘나만의 소반 만들기’와 ‘육각연필꽂이 만들기’를 진행한다. 나만의 소반 만들기는 19일 오후 3-5시 선착순 10명 희망자에 한해 유료로 진행되며, 육각연필꽂이 만들기는 전시 기간 중 주말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100개 한정으로 진행된다.

/정겨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