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태의 사주칼럼] 개(戌) 구충제

2019년 10월 23일(수) 18:58

아직 환갑의 나이가 안 된 50대 후반의 남성이 건강문제 때문에 오전 일찍 상담실을 찾아 왔었다.

“제가 얼마나 살 수 있겠습니까? 현재 암(癌)인데 다른 곳으로 전이까지 됐습니다”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묻는 것이었다.

필자는 잠시 고민에 잠겼다. 이렇게 건강문제 때문에 오는 상담자가 제일 난감하다. 역학에서 말하는 운로(運路)가 안 좋다고 해서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말해주면 그나마 남아있는 병자(病者)의 의지를 꺾어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말을 재빨리 못하고 망설이자 “저는 정확하게 제 수명을 알고 싶어요. 그래야 대비를 할 거 아닙니까. 병원에서는 힘들게 보나 봐요”라고 낙담하며 말했다.

필자는 “인명(人命)은 재천(在天)입니다. 그래서 역학분야에서도 정확하게 수명을 말할 수가 없습니다. 다만 천기(天氣)상으로는 내년까지는 안 좋지만 내 후년부터는 운의 흐름이 좋아집니다. 이런 경우 기적적으로 병마(病魔)를 이기는 경우를 봤으니 결코 포기하지 마십시오.”

“네, 고맙습니다. 힘이 나네요. 꼭 병을 완치하고 다시 한 번 찾아오죠.”

최근에 개 구충제라는 ‘펜벤다졸’을 먹고 말기 암을 완치했다는 ‘조디펜서’의 체험담을 듣고 개구충제가 품절이 되는 소동이 벌어졌다고 한다. 말기 암 환자들은 단 1%의 생존 가능성만 있어도 그 가능성에 희망을 갖는다. 실제로 일부 의료인들도 펜벤다졸에 들어있는 성분이 항암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의학적인 근거를 토대로 인터넷이나 유튜브에 올리고 있다.

그래서 필자는 역학인으로서 펜벤다졸이 정말 암에 효과가 있을 것인가를 구궁과 육임으로 괘를 내봤다. 묘하게도 암의 전이를 상징하는 사록(四綠)목성(木星)을 저지시키는 이흑(二黑)토성(土星)이 중앙에 포진을 하고 병(病)을 상징하는 일백(一白)수성(水星)을 공격하는 오황(五黃)토성(土星)이 떴다. 괘상으로는 암의 전이를 저지하고 병을 공격하는 풀이가 뜬 것이다.

12지지(地支)에서 개(戌)는 생명과 건강을 상징하는 북방(北方)수(水)인 해(亥)자(子)로 들어가는 관문(關門)이 된다. 개에게 썼던 구충제에서 사람에게 좋은 약제를 구하는 것이 역학자가 보기에는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의학의 이론이 아닌 역학인이 개인적인 통계를 바탕으로 풀이를 했기에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과신(過信)하지 않았으면 한다.

수많은 암환자들에게 한줄기 빛이 될 수 있는 치료제가 개발돼 이제는 암으로 죽는 안타까운 사람이 없는 세상이 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