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확대’ 광주·전남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2019년 11월 24일(일) 19:03

광주·전남지역 고등학교는 서울대 합격생을 정시보다 수시를 통해 더 많이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회 교육위원회 여영국 정의당(경남 창원시 성산구) 의원이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광주 자치구 5곳 중 수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 4곳에서 우세했다. 광산구에서만 정시가 우세했다. 전남은 22개 시·군 중 17곳이 수시가 우세했다.

전국 시군구를 보면 수시가 우세한 지역은 156곳(68.1%)으로 전남을 비롯한 비수도권 농촌지역에서 뚜렷했으며, 정시가 우세한 곳은 54곳(23.6%)으로 서울(10곳), 경기(20곳)에 집중됐다. 정시를 통한 서울대 합격이 수도권에 집중되고 지역별 편차가 컸다.

이런 사실은 무엇을 말하는가. 정시가 확대되면 소위 일류대 진학에서 서울과 수도권 학생들이 유리해진다는 뜻이다. 광주와 전남지역, 특히 농어촌인 전남의 경우 서울대 합격자가 급격히 줄어들 것은 빤한 이치다. 때문에 정시가 확대될 경우 지역 간 불균형이 심해지고 사교육 의존도를 높이면서 계층 간 불평등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은 근거 없는 얘기가 아니다.

이와 관련 전남도교육청의 정시 반대 성명은 일리가 있다. 도교육청은 “전남은 대부분이 농어촌으로 90% 이상의 학생이 수시전형을 통해 진학하고 있다. 정시 확대는 불공정 교육을 만들어 농어촌을 더욱 소외시킬 우려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 같은 하소연과는 별개로 이미 정부와 교육부는 정시 확대를 밀어붙이고 있는 마당이다. 교육부는 정시 확대를 기정사실화하고 대학 측과 확대 폭을 조율 중이다. 그간 있어온 학종의 불공정 시비를 차단하기 위한 문재인 정부의 고육지책이다.

앞으로 정시 확대 비율이 최종적으로 어떻게 조정될지 두고 봐야 하겠지만 언제까지 정시 확대를 불평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수시의 지역 균형과 ‘고른 기회’를 통한 선발 인원을 확대해달라고 목소리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미래 정시 확대를 받아들이고 이에 맞춰 철저한 준비를 해가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