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준공영제, ‘모럴드 해저드’ 막아야

2019년 11월 25일(월) 19:34

광주시가 시내버스 준공영제 혁신에 나선다고 한다. 시는 시내버스 준공영제 혁신TF 회의를 토대로 준공영제 운용 개선안을 마련 중이다. 시내버스 준공영제 개선에 나서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매년 수백억원씩 지원하는 재정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대시민 서비스를 제고하기 위한 것이다.

시내버스 준공영제는 그동안 ‘혈세먹는 하마’란 비아냥까지 들어왔다. 시내버스 101개 노선 중 1개만 제외하고 모두 적자 운행하고 있어서다. 이런 적자를 보전해주기 위해 시는 2010년 352억원을 시작으로 2013년 395억원, 2016년 508억원, 2017년 522억원, 2018년 639억원 등을 지원해왔다. 올해에는 7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지원해야 것이란 예측이 있다.

상황이 이러니만큼 시가 이번에 개선해야 할 핵심은 재정의 투명성이다. 만성적자에 허덕이는 버스업체를 지자체가 전폭 지원해 운영하고 있기에 그 재정 쓰임새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은 당연하다. 행여 방만한 경영으로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에 빠질 수 있는 여지를 미리 차단해야 한다.

때문에 시민단체, 전문가, 시민 등이 참여하는 ‘수입금 공동 관리위원회’의 확대 운영 방침은 적절해 보인다. 또 버스정책심의위원회의 기능에 시내버스 운송원가 검증 및 운송업체 점검을 추가하기로 한 것과 운송 사업자의 관리·감독 강화, 제재 방안을 규정하는 조례 및 지침 등을 제정하기로 한 것도 주목된다. 여기에 임직원 급여의 연간 한도액을 설정하고 근무 관리의 근거를 마련한다고 하니 지켜볼 부분이다. 이와 함께 가족 또는 친인척의 근무 형태 전수 조사와 인건비 산정 기준을 철저히 점검하는 작업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시는 시민 서비스 개선에도 집중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시민·학생으로 모니터 요원을 구성해 서비스 정도를 평가하기로 했다. 평가 결과를 성실히 실천에 옮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과속과 급제동 등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운전을 최소화하는 한편, 무정차·승차 거부에 대한 과태료 부과 등 관련 처벌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시는 향후 시민과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세부 계획을 준비해 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