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미공개 사진첩’ 존재 정부가 밝혀라

2019년 12월 04일(수) 20:14

5·18 민주화운동 관련 사진첩이 더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5·18민주화운동 39년 만에 최초로 공개된 보안사령부의 5·18 사진첩 17권 중 13권 이외에 최소 1-4권의 사진첩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13권의 사진첩이 공개되자 지역민들이 그날의 참상에 치를 떨어야 했다. 진상 규명을 위해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5·18기념재단과 5·18민주화운동기록관, 대안신당은 엊그제 옛 전남도청 별관 1층에서 ‘광주의 눈물, 그날의 참상’이라는 주제로 5·18 비공개 사진 대국민 설명회를 열었다. 안길정 재단 자문위원은 “사진첩 표제와 목차 하단에 ‘증거 자료’라고 적혀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보안사가 5·18을 폭동으로 규정하고 연루자를 처벌하기 위한 입증 자료로 수집·제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태종 기록관 연구실장도 “시위의 과격성을 강조하고 계엄군 진압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사진들”이라고 말했다. 여학생들이 마치 벌을 받는 듯한 사진을 포함한 일부는 군이 연출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공개된 사진첩은 5권-17권으로 나머지 1-4권을 포함해 더 많은 사진첩이 존재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성춘 재단 자문위원은 “사진첩엔 연필로 ‘3-33’ 등 글씨가 쓰여 있는데 이는 3권 33쪽에 있는 사진과 연관된 사진을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메모에 주로 언급된 3-4권은 반드시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사진첩 5권에는 1982년 방산물자 납품 실적이 나오는데 이는 5·18 이후에도 사진이 계속 업데이트되고 관리됐다는 점을 보여준다. 사진첩이 더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보안사의 사진들은 가해자들을 위한 자료로 활용된 것으로 보이지만 이제는 5·18 진상 규명을 비롯해 가해자 단죄와 피해자 명예회복을 위한 자료로 활용돼야 한다. 조만간 5·18진상규명위원회가 출범하면 사진첩을 만든 당사자와 분실됐다고 판단되는 사진첩의 행방을 추적할 필요가 있다. 특히 검찰과 국정원 등을 통해서라도 1-4번에 대한 역사적 검증 자료를 꼭 밝힐 수 있도록 정부는 적극 지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