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태의 사주칼럼] 재물(財物)

2019년 12월 18일(수) 18:39

실전에서 상담을 할 때 가장 많이 다루는 분야는 재물(財物)분야다. 살아가는데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재화(財貨)는 인간세상에서 모든 희로애락(喜怒哀樂)을 결정짓는 중심에 서있기 때문이다.

어느 날 찾아온 부부는 90세를 넘긴 아버지의 수명에 대해서 물어보러 왔다.

“우리 아버지 수명은 얼마나 남았습니까?”

“네, 타고난 천기(天氣)를 보면 아직 수명은 충분히 남아있습니다. 모시고 살고 계시나요?”

“아니요. 호텔 같은 최고급 요양시설에서 건강하게 잘 계십니다.”

그 아들의 말에 비수가 꽂혀 있었다.

“사실, 우리 아버지 재산은 많습니다. 그런데 90세가 넘기셨어도 도통 재산을 자녀들에게 넘겨줄 생각을 안 하셔서요.”

그의 말을 듣고 필자는 “그래도, 아버님과 가족 전체의 기(氣)를 살펴 보면 결정적일 때는 아버님이 많이 도와주신 것 같은데요.”

“에이, 누구나 다 해주는 집이나 사업자금 조금 밀어준 것 밖에 없습니다. 지금이 가장 돈이 필요할 때인데 이제는 돈도 안주시고 돌아가실 기미도 안보이니 답답합니다.”

실제로 그는 아버지가 건강하게 살아있는 것이 뭔가 못마땅한 듯한 표정과 말을 하고 있었다. 현장에서 상담을 하다보면 이렇게 돈과 이해관계가 얽혀있으면 부부간에, 형제간에, 부모와 자식 간에 다툼과 소송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입에 담지 못할 저주를 퍼붓는 경우도 많다.

한비자(韓非子)도 인간은 이익으로 움직인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마차쟁이는 모두가 부자가 되기를 바라고 관을 만드는 장의사는 모두가 죽기를 바란다. 사람이 부귀하지 않으면 수레가 팔리지 않고 또 사람이 죽지 않으면 관이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한비자는 실제로 수레를 만드는 사람이 모든 사람이 부자가 되기를 바라거나 관을 만드는 자는 정말로 사람이 많이 죽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고 바로 자신의 이익 즉, 돈과 연결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옛날 왕조시대에도 왕비, 태자들이 도당을 꾸미게 되면 임금이 죽기를 고대한다. 임금이 죽지 않으면 자기들이 권세를 부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옛 병법서를 보면 외부의 적도 조심해야 하지만 실지의 적은 내부의 사람 속에 있으며, 자기를 미워하는 자들에 대해서만 대비할 것이 아니라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들 속에서 실지의 화(禍)가 생겨난다고 했다.

명리학에서 재물을 만드는 근원은 욕구를 상징하는 식상성(食傷星)의 별이다. 항상 자신은 물론이고 주변사람이 바라는 욕심과 욕구가 무엇인지 잘 파악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인간관계가 돈에 의해 좌지우지(左之右之)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