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심 거르고 일하는 보육교사 최환준 |
| 2020년 01월 20일(월) 17: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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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좋아서 보육교사를 시작했어요. 하지만 열악한 근무환경이나 통장에 찍힌 월급을 볼 때면 한숨을 쉴 때가 많고, 지쳐가네요.”
광주의 한 어린이집에서 일하고 있는 보육교사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다른 직장인에게는 1시간이라는 휴식시간이 점심시간에 보장되지만 보육교사에게는 전쟁터와도 같은 시간이 매번 반복된다고 한다. 밥을 제대로 먹고 있는지, 식사량은 부족하지 않은지 등 홀로 10여명을 돌보며 잠시라도 아이들에게 시선을 뗄 수 없어서다. 그러다보면 식사를 할 수 있는 시간은 5분도 채 되지 못하고, 그나마 지친 몸을 쉴 수 있는 낮잠시간 역시 업무의 연속성이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문제는 대부분의 보육교사들이 이처럼 쉼없이 일하고 있지만 정작 근로현장에선 열악한 처우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18년 근로기준법이 개정돼 보육교사의 휴게시간이 의무화됐지만, 근무환경은 여전히 개선되지 못한 채 지속되고 있다. 육아정책연구소의 ‘육아정책 Brief’에 따르면 보육교사의 하루 평균 근무시간은 8시간22분, 휴게시간은 44분이다. 이 휴게시간에는 점심시간 7분이 포함됐다. 법정 의무 휴게시간은 1시간이다.
하지만, 보육교사들은 이같은 어려움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힘든 구조에 있다. 홀로 불만을 표출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보육교사의 몫이기 때문이다. 직업 특성상 낙인으로 찍혀 이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관할 자치구마다 보육교사 처우개선을 위한 온라인 실태조사와 소통창구가 필요하다.
일례로 북구의 ‘어린이집 현장점검표’를 보면 보육교사들의 근무환경이 어떤지 파악하기 어렵다. 운영일반 항목엔 ‘취약보육 운영 현황 확인’, ‘연령별 반편성 준수 및 정원 확인’ 등을 적합과 부적합으로만 나눠 점검하는 탓에 형식적인 수준에 그칠 수 있다. 점검자와 얼굴을 대면하면서 본인의 부당한 처우를 말하기는 쉽지 않다. 또 점검표는 근로환경보다는 안전점검에 치중돼 있다.
자녀를 길러본 부모라면 알 것이다. 아이 한명 돌보는 게 얼마나 힘든지. 보육교사들의 열악한 처우가 개선될 수 있도록 관계당국의 적극적인 점검과 사회적인 관심이 절실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