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회화 재능기부로 주민소통 이어가겠다” 김정철 광주 동구 학동행정복지센터 주무관 매주 두차례 주민 맞춤형 무료강의 ‘눈길’ “치매예방 도움 뿌듯…자신감 심어주고파” 오승지 기자

2020년 01월 27일(월) 18:12

“해외에 나가면 어디를 가장 먼저 찾아가나요? 화장실이죠. 이럴 때 외국인한테 뭐라고 물어봐야 할까요? 따라해 보세요. Wher is the restroom(웨얼 이즈 더 레스트룸)?”

매주 월, 수요일 오후 5시가 되면 광주 동구 학동행정복지센터 회의실에서 즐거운 영어 회화 소리가 들려온다.

이는 학동에서 제증명 업무를 맡고 있는 김정철 주무관이 재능봉사로 나선 무료 회화강습시간이다.

김 주무관은 지난 2006년 미국으로 건너가 사회학 석·박사 과정을 마친 후 한국에 돌아와 늦깎이 공무원이 됐다. 그는 오랫동안 사회학을 전공하고, 영어 회화 능력을 바탕으로 주민들과 늘 소통하는 공무원으로서 어떻게 하면 더 도움이 될 수 있을지를 고민했었다.

김 주무관은 “외국어가 치매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기사가 발단이 돼 주민들을 위한 회화강습을 자청했다”면서 “중장년층은 새롭게 영어를 배우고, 또 활용하는 데에 어려움을 느낀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나름대로 노하우를 전달하고, 자신감을 심어드리고 싶었다”고 겸손해 했다.

김 주무관이 진행하는 영어회화 강의는 대부분 해외여행 때 쓸 수 있는 표현들이다.

이를테면 ▲비행기를 탔을 때 ▲면세점에서 상품 구매할 때 ▲몸이 아파 생긴 응급상황 ▲택시를 탔을 때 ▲행인에게 도움을 요청할 때 등 실제 해외에 나가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실용적인 영어회화 내용을 중심으로 한다.

모든 강의 내용과 수업 진행과정은 김 주무관이 직접 구상하고 있다.

강의 주제별로 실질적인 표현력과 활용방법, 쉽게 단어를 떠올릴 수 있는 공부법을 나름대로 개발해 한 장의 종이에 고스란히 담아 교육자료로 제공하고 있다.

김 주무관은 “영어회화를 잘하는 비법은 ‘겁먹지 않고, 자신감 있게 말하며, 반복연습 하는 것’이다”면서 “2인1조로 짝을 지어 상황별 말하기와 퀴즈 풀이 및 전날 학습내용 복습 등 공부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면서 맞춤형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행정업무만 담당하는 공무원이 깜짝 영어강사로 나서자 주민들의 반응도 뜨겁다.

처음에는 예닐곱명으로 시작했던 수업이 현재는 입소문이 더해져 소태동과 산수동, 지원동 주민들도 원정을 와서 강의를 듣고 있을 정도로 강의 시작 3달 만에 수강생이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김 주무관은 “적극적인 학생(강의들은 주민)들은 주민센터에 오셔서 일부러 영어로 말씀해 보시곤 한다”면서 “수업을 들은 한 마을해설사분은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배운 영어를 한 두마디 사용하셨다는 후일담을 들려주셨다”면서 뿌듯해 했다.

김 주무관은 퇴근 후에 진행되는데다 무료로 진행하는 강습이지만, 영어를 어려워하는 주민들을 위해서라면 능력이 닿는 한 강의를 진행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본인이 직접 외국인과 대화하고, 교류해보는 것만으로도 해외여행의 깊이나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 “영어강의를 통해 주민들과 소통하는 계기도 마련됐다. 앞으로도 광주 동구 주민들 중 한 분이라도 영어 회화 공부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기쁘게 강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오승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