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고향의 ‘情’ 품고 다시 일터로 설 연휴 마지막 날 귀경객 표정 광주 버스터미널·송정역 시민 발걸음 ‘북적’ 짧은 연휴에 아쉬움 가득 ‘가족사랑’은 여전 김동수 기자

2020년 01월 27일(월) 18:36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7일 오전 광주송정역에서 한 가족이 열차에 오른 귀경객을 배웅하고 있다. /김애리 기자

“잠시나마 가족들의 따뜻한 정(情)을 느낄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따뜻한 고향의 정을 가슴에 담고 다시 일터로 복귀하겠습니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7일 광주 버스터미널과 송정역에는 서둘러 귀경하거나 일터로 돌아가려는 귀경객들의 발길로 북적였다.

귀경객들의 표정에는 짧은 연휴에 대한 아쉬움과 서운함이 가득했다. 그러나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과 설렘에 두 손을 꼭 잡으며 연신 행복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이승현(26·여)씨는 “지난해 명절에는 업무로 인해 내려오지 못했는데, 이번 설에는 가족들과 함께 보낼 수 있어 너무나 뜻 깊은 연휴였다”며 “아쉽게도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지만 열심히 일하면서 다가오는 추석에는 부모님께 용돈도 드리고 싶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아들을 배웅하러 나온 한 중년 여성은 아쉬운 듯 한 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매곡동에 사는 김미경(55·여)씨는 “타지에서 혼자 살고 있는 아들이 걱정돼 배웅하러 오게 됐다”며 “항상 남들보다 더 챙겨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다”고 흐느꼈다.

이어 김씨는 “그래도 아들이 고향에 올 때마다 좋은 곳, 맛있는 곳, 예쁜 곳에 데려다줘서 기쁘다”며 “의젓한 아들이 있어 항상 감사함을 느낀다. 내 아들 최고!”라며 뿌듯해했다.

버스터미널 내 카페에서는 10대로 보이는 여성이 양손 가득 짐을 든 채 서둘러 이동을 재촉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어 ‘조금만 더 있다가’라는 엄마와 ‘다음에 또 오면 되잖아’라는 딸의 기분 좋은 실랑이도 이어져 주변에 훈훈한 감동을 주기도 했다.

비슷한 시각, 광주송정역에서도 귀경객과 배웅하는 가족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배낭가방을 맨 김수현(27·여)씨는 “최근 연인과 이별한 탓에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 명절을 맞아 해남과 진도 여행을 다녀왔다”며 “연휴가 짧은 탓에 아쉬웠지만, 이번 여행으로 답답했던 마음이 뻥 뚫린 것 같다”고 환한 웃음을 지었다.

이광중(55)씨 부부는 “최근 어머니가 많이 편찮으셔서 수술을 받아 연휴 첫날부터 내려와 병간호를 했다”며 “팔순을 넘긴 어머님이 큰 수술을 받고 고생하시는데 매번 옆 자리를 지켜주지 못해 그저 죄송할 따름”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 부부는 어머님과의 짧은 만남을 회상하며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기차에 올랐다.

이처럼 2020년 경자년 첫 명절인 설날, 비교적 짧은 연휴임에도 부모와 자식, 가족들 간의 따뜻한 정과 사랑을 전하는 모습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김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