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실종시민 찾는다”…옛 광주교도소 발굴 시작 대한문화재연구원 문화재 출토방식으로 진행 최환준 기자

2020년 01월 28일(화) 19:47

28일 오전 광주 북구 문흥동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자 묘지 인근 텃밭에서 관계자들이 5·18 민주화운동 당시 사라진 사람들 흔적을 찾는 추가 발굴조사를 시작하고 있다. /김애리 기자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자 묘지에서 신원미상 유골이 발견된 것을 계기로 추가 유해 발굴조사가 시작됐다.

5·18기념재단은 28일 광주 북구 문흥동 옛 광주교도소 교도대 북쪽 무연고자 묘지 인근에서 개토제를 열고 발굴조사(2천888㎥)를 본격 시작했다. 이 자리에는 5·18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는 물론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 법무부, 국방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발굴은 지난 2017년 옛 광주교도소 암매장 발굴조사(1-4차)를 한 대한문화재연구원이 문화재 출토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들은 발굴 조사를 학술 조사처럼 정교하게 진행하고 매장의 역순으로 ‘온전한 조사’를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5·18 진실규명 차원에서 복원과 보존을 염두에 둔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발굴 사전작업이 이뤄지는 1-2일 차에는 조사 대상 부지에 있는 잡초를 먼저 제거하고 안전·보안 시설물을 설치하게 된다.

사전 작업을 마친 30일과 31일 이틀 동안 본격적인 발굴 조사가 이뤄진다. 발굴조사단 5명, 작업 인부 6명, 굴삭기 1대를 동원해 표토층을 50㎝가량 파내 암매장의 흔적이 있는지 살펴본다.

마사토로 추정되는 표토층과 다른 유형의 토양이 검출되거나 층위가 달라진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고, 구덩이 흔적이 있는지 등을 파악해 암매장 흔적을 찾는다.

모든 조사 과정은 사진과 도면 등 기록으로 남긴다. 만약 유골이 발견되면 발견 위치와 상태 등 관련된 모든 정보를 확인하고 전문가를 통해 수습하기로 했다. 발굴 조사는 내달 1일까지 진행된다.

기념재단은 검경에 유골 발굴 사실을 알리고 후속 조처를 이어갈 방침이다.

정일 대한문화재연구원 실장은 “인근에서 신원미상 유골이 발굴된 만큼 신중하게 조사에 임하겠다”며 “오는 31일쯤이면 대략적인 조사 결과에 대한 윤곽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희생자 유해를 반드시 찾을 수 있길 소망한다”며 “숱한 의혹이 제기된 교도소 터가 사라지기 전에 발굴 조사를 통해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최환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