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컬푸드 상생의 길 고민해야 문철헌 |
| 2020년 01월 29일(수) 18:25 |
|
광주·전남에 로컬푸드 직매장이 잇따라 문을 열고 있다.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기반으로 소비자 요구에 맞는 직거래 전략이 순항 중이다.
로컬푸드 초기엔 주로 군 단위에서 시범 실시됐으나 최근 대도시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생산자가 농산물을 생산해 직접 가격을 책정하고 판매하는 방식이다. 유통 마진이 없는 만큼 생산자는 제 값을, 소비자는 신선한 제품을 착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최신 소비자 구매 트렌드인 선택적 소비에 적합한 농산물 판매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이유다. 판매 물품에는 생산지·판매자 연락처 등 생산자 정보가 명시돼 있어 신뢰를 더한다. ‘적정 가격’과 ‘신선한 품질’,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윈윈’이다. 특히 영세 생산자에게 새로운 판로를 제공, 농가소득 향상을 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해 광주 7개소, 전남 43개소의 로컬푸드 직매장이 운영됐다. 참여 농가는 광주 1천425명, 전남 1만139명이다. 매출액은 광주 83억700만원, 전남 570억원으로 농가 소득 증대와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가 두드러진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전국적으로 지난해 219곳에서 올해 1천200곳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한 뒤 로컬푸드 직매장은 급증세다.
광주·전남 역시 마찬가지다. 광주·전남 농협은 올해 각각 4개와 20개의 로컬푸드 직매장을 추가 개설할 계획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과유불급의 우려를 내놓고 있다. 하향식 확대 정책을 지속할 경우 지역 내 매장들 간 매출 경쟁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 전남의 한 로컬푸드 직매장은 최근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새로 문을 연 도심 직매장과 출하농가 단일 등록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었다. 소비자 동선이 같은 데다, 출하 농가·물품도 겹친 탓이다. 출하 농가 입장에서도 양 매장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향후 인접 거리 내에 로컬푸드 직매장이 개소할 경우 이 같은 부작용은 어느 지역에서나 불을 보듯 뻔하다. 이제라도 출하 농가 등록 가이드 라인을 마련하는 등 로컬푸드 취지에 맞춰 지역 소농 판로 개척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상생의 길을 고민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