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선생의 역경 강좌] (159)육십사괘 해설 : 43. 택천쾌(澤天夬) 上 쾌 양우왕정 부호유려 고자읍 불리즉융 이유유왕 夬 揚于王庭 孚號有 告自邑 不利卽戎 利有攸往 동인·도시계획학박사(062-654-4272)

2020년 02월 10일(월) 18:20

역경의 마흔 세 번째 괘는 택천쾌다. 쾌( )는 결단(決斷), 결정(決定)이란 단어와 의미가 상통하는 글자로 양이 자라나 음을 결단하는 상이니 세력이 극(極)에 달해 한꺼번에 끝을 내 결정(決定)한다는 의미이고, 하나의 격심한 세력을 가지고 분열하는 결궤(決潰)라는 뜻도 함의하고 있다. 외괘 태(兌)의 물이 내괘 건(乾)의 하늘 위에 있으니 이 물은 수기(水氣)로서 하늘 높이 있는 상이니 이 수기가 응결되면 비가 돼 땅으로 빠져 나가버리니 결궤의 상인 것이다. 또한 소장(消長) 생괘로 봐 곤위지에 일양(一陽)이 뛰어 들어와 복(復)이 되고 계속해 양이 자라니 쾌가 돼 결국 음 하나 즉 상육의 소인을 결단 결궤해 버리는 것이다. 음은 소인으로 힘과 덕망이 부족하고 사악한데 이러한 올바르지 못한 소인이 가장 높은 상육에 위치해 세상과 민중을 괴롭히고 있으니 결궤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쾌괘를 익괘 다음에 배치한 이유에 대해 서괘전에서는 ‘이익이 되는 상태에서 그치지 않으면 반드시 결단이 난다. 그러므로 쾌로 이어 받는다’고 해 ‘익이불이 필결 고 수지이쾌’(益而不已 必決 故 受之以夬)라 말했다.

쾌괘의 상하괘 간의 관계를 살펴보면 상괘 상육은 유일한 음으로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어 물러나야할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물러나지 않고 있다. 양이 정신적인 삶을 의미한다면 음은 육체적인 삶으로 상육은 육체적인 삶을 살아온 사람으로 욕심과 탐욕이 너무 많아 물러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버티고 있다. 마치 최후까지 물러나지 않고 버티고 있는 독재자와 같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모두가 이 독재자를 몰아내야 하기 때문에 ‘척결한다’는 의미에서 ‘쾌괘’라 한 것이다. 구오는 문종이고 상육은 문정왕후이며 구삼은 상육을 바치고 있는 윤원형과 같다. 상하괘 간의 상을 보면 신검으로 뱀의 머리를 베어 버리는 신검참사지과(神劍斬蛇之課)의 상이고 뿔 달린 교룡이 하늘에 오르는 교룡등천지상(蛟龍登天之象)이며 처음에는 시끄럽고 손해난 듯해도 나중에는 정리돼 이익이 있는 선손후익지상(先損後益之象)이고 숫양의 쁠이 기분 좋게 감촉하는 저양희촉지의(羊喜觸之意)의 뜻을 함의하고 있는 모습이다.

쾌괘의 괘사는 ‘쾌, 양우왕정 부호유려 고자읍 불리즉융 이유유왕’(夬 , 揚于王廷 孚號有 告自邑 不利卽戎 利有攸往)이다. 즉, ‘쾌괘는 과감하고 단호함을 상징한다. 왕이 조정에서 간신을 제거함을 드러냄이니 믿음으로 호령해도 위태함이 있다. 성읍에 명을 내려 무력으로 제압하는 것은 이롭지 않고 앞으로 나아감이 이롭다’는 뜻이다. ‘양우왕정’(揚于王庭)은 역량이 없고 덕망이 적은 상육의 소인이 가장 높은 위치에 있어 선정(善政)을 행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를 왕정, 즉 조정에 올려 호소해서 일을 명확히 하려 한다는 것이다. 외괘의 태(兌)는 기쁨이고 말로 하는 것이며 상육은 태의 주효로서 말로 설명하고 호소해 고하는데 건(乾)위에 있으니 관(官)에서 음사(陰邪)한 소인인 상육을 제거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왕정에서 호소한다고 상육의 효사는 말하고 있다. 이러한 일은 국가를 걱정하고 백성의 평안을 충심에서 우러나는 마음으로 울부짖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부호’(孚號)다. 그러나 상효는 왕의 윗사람인 스승이나 상왕 등을 고소한다는 것은 위험을 안고 하는 일이기 때문에 ‘유려’(有?)라 했다. 음사한 상육을 척결해야 한다고 고발 고소하는 소리가 멀리 있는 읍으로부터 가까운 곳에서도 들린다고 말하는 것이 ‘고자읍’(告自邑)이고 상육을 제거하는 일은 군사적인 무력이나 폭력을 쓰는 것은 이롭지 않다는 것이 ‘불리즉융’(不利卽戎)이며 상육과 같은 부정음사(不正陰邪)한 자를 결궤하는 것은 무력까지는 쓸 필요도 없으나 그러한 의지를 굽히지 말고 끝까지 하는 것이 이롭다는 것이 ‘이유유왕’(利有攸往)이라는 의미고 군사를 써서는 결코 이득을 얻지 못한다. 상전에서는 하늘 위에 택기(澤氣)가 올라가 비가 되려는 상이다. 그러면 택(澤)의 수량이 증가해 가면 넘친 물은 갈 곳을 찾아 결궤(決潰), 즉 터져 무너뜨리고 만다. 쾌는 쌓여 최후의 결말을 내는 것이지만 건(乾) 위에 있는 택수(澤水)는 원래는 지하에 있는 것이 하늘 위로 올라가서 비가 돼 내리고 조금이었던 수량이 증가해 둑이 터져 무너질 위기에 이르게 되는 것이어서 결궤의 상이라고 하듯이 모름지기 인군(人君)은 백성들로부터 불평·불만의 소리가 나오지 않게 풍요로운 정치를 행하고 녹(祿)을 아래까지 베풀고 덕택(德澤)을 널리 보급해야 하는 것이다.

쾌괘는 산지박괘와 비슷해 표리(表裏)의 관계에 있다. 박(剝)은 음(陰)의 세력이 자라나 양(陽)을 없애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하더라도 바람직하지는 않고 쾌괘는 양이 자라 음을 결궤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이를 긍정하고 하고 있다. 그 까닭은 역에서는 양을 귀하게 여기고 음을 낮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쾌괘에서는 ‘이유유왕’(利有攸往)이라 해 ‘나아가는 바가 있으면 이롭다’고 했고 박괘에서는 ‘불리유유왕’(不利有攸往)이라 해 ‘나아가는 바가 있으면 이롭지 못하다’고 하면서 음의 세력이 아무리 강하게 나아가 박진(剝盡)하여 양을 제거하려 해도 결국은 ‘석과불식’(碩果不食)이라 해 결코 결단하지 못한다고 본다. 잡괘전에서는 쾌를 끝이라고 봐 ‘쾌는 결단하는 것이다. 강이 유를 결단하는 것이니 군자의 도는 길어나고 소인의 도는 근심스러운 것’이라고 해 ‘쾌 결야 강결유야 군자도장 소인도우야’( 決也 剛決柔也 君子道長 小人道憂也)라 말했다. 즉, 쾌괘는 양의 군자가 음의 소인을 제거해 음사비소(陰邪卑小)의 무리들을 결궤하는 마지막 단계라고 해석하고 있다. 또한 쾌는 건(乾)의 금(金)은 딱딱한 돌이나 쇠붙이고 태(兌)는 말(言)의 화상이니 견고함 위에 쓰여진 말이고 돌이나 금석 위에 글자를 새기는 것이니 모든 것이 정돈되고 결정하게 된다는 의미에서 쾌를 문서, 계약서류, 인감이라 보기도 한다.

서죽을 들어 쾌괘를 만나면 어떤 힘이 강한 자 때문에 빠지게 되는 상황이다. 운기 운세 등은 여러 가지 세력이 지나치게 강해서 실패한다. 여러 가지 사업에 손을 대거나 자기 실력 이상의 일을 받아들이거나 성급하게 일을 진행하려고 해서 여러 가지 잘못을 일으킨다. 오양(五陽)이 일음(一陰)을 결궤하니 상해를 동반하거나 피를 볼 일을 야기 시킬 두려움이 많은 때로 충분한 주의와 경계가 필요하다. 사업, 거래, 담판, 교섭 등에서 세력에 덩달아서 일을 진행하면 파멸에 빠진다. 일보 후퇴의 마음가짐으로 대처하면 대장(大壯)이 되고 태(泰)가 돼 편안하다. 혼담 등도 좋지 않은 인연이고 부부사이에 분쟁이 끊이지 않는다. 출산에서는 좋다. 그것은 곤토(坤土)의 어미의 뱃속에서 음기가 자라 성장해 지금 뱃속에서 뛰어 나오려는 형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임산(臨産)에는 아주 좋은 점이나 3, 4개월 된 초기 점에서는 조산, 유산의 우려가 있어 많은 경계가 필요하다. 바라는 바 등 희망 등은 통달이 불가하다. 무리하게 이루려 하면 오히려 자기 몸을 상한다. 물가 주식점에서는 아주 높고 이제 내려갈 순간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으니 지금 파는 것이 좋다. 기다리는 것이나 가출인은 세력이 큰 사람을 따라 나왔거나 자기 자신의 힘을 과신해 가출했지만 궁지에 빠져 있어 금방은 돌아오지 않는데 나중에는 돌아온다. 유실물은 물건이 모양이 파괴돼 원래의 모양으로는 돌아오지 않는다. 병증은 내외괘의 상으로 보아 호흡기의 질환으로 두부(頭部) 외상에서 온 것으로 부종(浮腫), 변비, 구토, 역상 등이다. 급변악화의 조짐이 보이니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한 회사나 가정은 오양이 일음을 결궤하는 상이니 무너지기 일보직전이고 구성원들은 위치에 불안을 느껴는 때로 주소의 이동이 심하나 움직이지 않는 것이 좋다. 날씨는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것 같다. /동인·도시계획학박사(062-654-42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