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선생의 역경 강좌] (161)육십사괘 해설 : 43. 택천쾌 下

기행차차(구사), 현육쾌쾌(구오), 종유흉(상육)
其行次且, 莧陸夬夬, 終有凶

박상진 기자 jhc@kjdaily.com
2020년 02월 24일(월) 17:58
택천쾌괘 구사의 효사는 ‘둔무부 기행차차 견양회망 문언불신’(臀无膚 其行次且 牽羊悔亡 聞言不信)이다. 즉 ‘엉덩이에 살이 없어 행동을 머뭇거린다. 양을 끌고 가면 후회가 없으나 말을 듣고도 믿지 않는다’는 뜻이다. 항상 행동이 머뭇거리고 듣고도 믿지를 않는다. 결단성이 부족해 일을 추진하지 못하니 어떤 일을 할 수 없다. 상전에서는 행동을 머뭇거리는 것은 위치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고 말을 듣고도 믿지 않는다는 것은 귀가 밝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해 ‘기행차차 위부당야 문언불신 총불명야’(其行次且 位不當也 聞言不信 聰不明也)라 말했다.

초효나 삼효는 양위에 양효가 있어 나가는 세력이 강하고 그래서 나가는 것을 삼가토록 하는 것이지만 구사는 반대로 스스로 나가려고 해도 나가는 일이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 그것은 음위의 자리이고 엉덩이에 살이 없어 나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차차’(次且)는 나가는데 머뭇거리고 어려움이 있다는 형용사다. 엉덩이에 살이 없으면 가만히 앉아 있을 수도 없고 걷는 것도 곤란하다. 또한 상육의 위세가 강하고 구사는 음위에 있는 양효이기 때문에 기력에 결함이 있을 수밖에 없어 강하게 나갈 수가 없고 편안하게 있을 수도 없다. 그러면 어떻게 진퇴간난(進退艱難)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 그 방법을 말하고 있는 것이 ‘견양회망 문언불신’(牽羊悔亡 聞言不信)이다. 양(羊)은 자존심이 강한 동물로 끄는 사람이 앞에 있으면 나가지 못하지만 뒤에서 쫓아가면 나가는 것이다. 즉 삼양효(三陽爻)의 앞에서 걸으면 머뭇거리면서 잘 가지 않지만 삼양효를 앞에 세우고 뒤에서 가면 가능하다. 그런데 이러한 가르침을 줘도 총명하지 못하니 믿지 못해서 결국은 뉘우칠 일이 생기게 된다. 말하자면 사악한 권력자를 결궤하기 위해서 구사가 앞서서 일을 하면 금방 노출되지만 아래의 유력하고 강장(强壯)한 삼양(三陽)을 표면에 앞장 세워서 나가고 구사는 그 배후에서 이들을 지도해서 행하면 뉘우침이 없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

구사를 얻으면 위아래에 눌려 기분도 좋지 않거나 위치도 마땅치 않은 때로 매사에 선봉에 서지 말고 강한 자의 뒤에 붙어서 나아가면 무사함을 얻을 수 있다. 운세 운기는 일을 행할 자력(資力)이 부족하고 기력이 쇠해 성사될 일도 성사되지 못한다. 사업, 거래, 경영에 있어서는 발전을 기대하기 어려우니 손아래의 유력한 자를 앞세워 업적을 올리도록 노력해야 한다. 담판이나 교섭 등도 앞장서지 말고 아랫사람을 앞세우는 것이 좋다. 혼담은 순조롭게 진행되기 어렵고 고난이 많고 좋은 혼인도 아니니 다른 인연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출산은 여러 가지 근심 걱정이 많아 안산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다소 산기가 늦어지나 생명에는 지장은 없다. 유실물은 나오지 않는다. 병은 냉습(冷濕)에 기인하는 증세, 신물이 올라오는 증상, 둔부의 종기, 치질, 임질 등으로 오래 끌어 쇠약하다. [실점예]에서 ‘바람난 남편의 결과 여하’를 문점해 구사를 얻고 점고하기를 ‘쾌는 음사(陰邪)한 여인이 오양(五陽)의 남자를 거느리고 있는 상이니 여자는 보통이 아니고 남자는 구사로서 음위에 양효가 있어 재능은 있으나 기량이 약한 사람으로 두 사람 모두 올바르지 못한 사람들이다. 효사에 문언불신(聞言不信)이라 했으나 누가 뭐라 해도 들지 않는다. 앞으로 길면 내년 지나 다음 해에는 상효에 이르러 저절로 무너져 끝난다’고 했다.

쾌괘 구오의 효사는 ‘현육쾌쾌 중행무구’다. 즉 ‘풀을 베듯이 과감하고 단호하게 간교한 소인을 제거한다. 중도에 부합돼 화가 없다’는 뜻이다. 상황이 위태롭고 결단이 필요한 시점으로 머뭇거려서는 안 되고 잘못된 부분을 단호하게 처리해 과감하게 도려내야 할 때다. 구삼의 효는 광대뼈라고 하고 구사에서는 엉덩이에 살이 없다고 한 것은 건(乾)을 뼈로 봐 살이 없어 울퉁불퉁하게 뼈가 앙상하게 나와 있는 상이기 때문이다. ‘현육’은 태(兌)의 늪의 습지에서 자란 뿌리 깊은 풀(자리공)로 음사한 상육을 비유하고 있으니 번식하지 못하도록 잘라 제거해야 허물이 없다는 것이다. 구오는 상육과 음양친비(陰陽親比)해 구오가 몰래 좋아해 친애(親愛)의 정(情)을 가지고 있어 절반의 책임이 있는 것이지만 구오는 강건중정(剛健中正)의 효이니 결국 상육을 결궤하기는 하나 구오 입장에서는 즐거운 일만은 아니어서 길하다고 말하기는 어렵고 상전에서 이를 ‘중미광야’(中未光也)라 해 ‘아직 중정한 도가 빛나지 못함’이라고 말했다.

서죽을 들어 구오를 얻으면 먼저 자기와 친한 자 때문에 잘못하게 되고 재난을 일으키기 쉬운 때다. 운기 운세는 친한 자의 말에 현혹되거나 자신의 취미에 빠져서 다툼이나 가정불화나 손해, 재난이 발생한다. 사업, 거래, 교섭 등은 여러 곳에 손을 대 아주 위험한 상태에 빠지기 일보 직전이고 친한 사람의 사기로 인해 역이용 당할 우려가 있다. 기다리는 사람이나 가출인은 뛰어 나와서 멀리 갔고 돌아올 희망은 없다. 유실물은 파괴돼 발견될 수 있다. 병은 상역증(上逆症), 흉배부 동통(胸背部 疼痛), 폐질(肺疾) 등으로 위험한 시기다. 날씨는 흐리고 습한 날씨가 변하기 시작한다. ‘고도탄상’의 [실점예]에서 말하길 ‘소인이 구오의 군의 옆에 있으면서 총애를 얻고 이권을 탐하는 자가 있기 때문에 군자가 이를 물리쳐 버린다 해서 쾌괘라 했다. 이제 구오를 얻었으면 소인배들을 절대 믿지 말고 인장(印章)을 맡기지 마라’고 했으며 ‘어느 지역의 영주가 술을 마시고 한 마디에 15명의 군사를 할복시키고도 태연했다’는 괘이기 때문에 ‘노군은 소인배들을 물리쳐도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한다는 괘’이라고 말했다.

쾌괘 상육의 효사는 ‘무호 종유흉’(无號 終有凶)이다. 즉 ‘큰 소리로 울부짖어 봐도 소용없다. 끝내 흉함을 피할 수 없다’는 뜻이다. ‘호’(號)’라는 것은 외괘 태(兌)를 가지고 입이라고 하는 것이지만 상육이 변하면 건(乾)이 되고 건이 충만한 형상으로 지금까지 소리 질렀던 입이 막히는 곳이고 상육이 아래에서 올라온 오양효(五陽爻)이기 때문에 결거 당할 때에 있다. 상위에 있는 세력인 당당했던 소인도 결국은 결궤 당하니 유흉(有凶)이고 상전에서는 이를 ‘결국 오래 가지 못한다’고 해 ‘종불가장야’(終不可長也)라 말했다.

상육을 만나면 거의 모든 일들이 좋지 않다. 굳이 끝까지 할 일도 없고 구할 일이 없는 상황이다. 운기 운세 등도 일신에 복멸(覆滅)될 위험이 다가오고 교섭 등도 결렬되고 혼인도 흉하고 혼담도 결렬되고 만다. 기다리는 사람이나 가출인은 나가서 생명이 위험하고 유실물은 건(乾)으로 형체가 없어 공(空)하다고 판단해 마음만이라는 것으로 보아 포기하는 것이 좋다. 병은 건(乾)의 상으로 보아 뇌종, 전신부종, 의식불명 등이고 ‘무호’(无號)의 효사에서 호흡곤란, 음식물 섭취불능 등으로 본다. 그러나 이 시기가 지나면 한숨 돌릴 일이 있으니 어려움을 잘 참아내야 한다. 한마디로 위해(危害)를 받을 일이 있는 시기이다. 큰 비로 인해 제방이 무너지는 일이 있다. [실점예]에서 상육을 만나면 ‘선거점’에서는 상효 태(兌)는 아무리 입으로 말해봐야 어느 누구 한 사람 들어줄 사람이 없으니 당선을 불가하다. ‘병점이나 신상점’에서는 상효는 초효와 같으니 한 달 안에 위험한 순간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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