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에너지밸리 입주 기업 지원책 절실하다

2020년 03월 19일(목) 17:55

나주 혁신산단에 입주한 에너지밸리 관련 기업들이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고 한다. 이들 업체는 한전만 믿고 들어왔는데 생산 계약이 줄고 지자체의 지원책도 부실해 공장 가동을 거의 멈춘 상태라는 것이다. 이는 우리사회 전반에 퍼지고 있는 코로나19 영향이 아니라 혁신산단의 구조적인 원인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17년 8월 혁신산단에 입주한 한 업체는 지난해 1개 라인을 단 한 번도 가동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2018년 9월부터 전자식 전력 계량기 입찰이 한건도 없었기 때문이다. 업체 대표는 “입찰이 되지 않아 이곳 계량기 업체들이 작년에 많은 곳이 문을 닫았다. 모두가 힘들다. 몇 군데 말고는 아예 올스톱된 상태”라고 전했다.

한국전력의 유례없는 적자 기록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조3천억566원의 영업적자를 기록, 2018년 영업손실 2천80억원에 비해 적자 폭이 6배 이상 뛰었다. 한전의 ‘중기 특별지원지역 우선구매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계약금액은 1천128억원으로 전년(1천229억원)보다 100억원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은 입주 기업들에게 ‘우선구매’ 물량을 최대 20%까지 배정키로 했으나 경영 악화로 낙수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설령 발주가 되더라도 물량 자체가 적어 기업들이 극히 일부만 서로 나눠가지는 실정이다. 현재 입주 기업은 430개에 이른다. 총 목표(500개)대비 86%로 적지 않은 기업이 들어와 있다. 이 가운데 중소기업이 94%(403개사)를 차지하고 있다.

심각한 경영난에서도 한전과 전남도는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업체들은 지적한다. 한전과 전남도는 기업 유치에만 신경을 쓸 뿐 폐업 현황 등을 제대로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생산량이 없어 문을 닫거나 적자 경영으로 혁신산단을 떠나고 있는데도 기업 유치에만 열을 올리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은 일이다. 한전과 전남도는 에너지산업 육성을 위한 투자와 지원 방안을 시급히 강구해야 한다. 유치 기업들의 생산 활동 기반을 제공하지 않으면 정상적인 기업은 얼마 남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