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인태의 사주칼럼] 말(言) |
| 2020년 03월 25일(수) 18:32 |
성경의 ‘야고보 3장’에 보면 이런 구절이 있다. ‘혀는 능히 길들일 사람이 없나니 쉬지 아니하는 악이요 죽이는 독이 가득한 것이라. 한입으로 찬송과 저주가 나는 도다’라고 말하면서 모든 죄의 근원이 말을 하는 혀로 비롯됨을 알려주고 있다.
현장에서 상담을 할 때도 보면 모든 화(禍)의 근원이 말에서 시작됨을 볼 수 있다. 한 아주머니가 왔다. 시름 가득한 얼굴로 자신의 아들이 자살을 했는데 모든 것이 자신 탓이라며 자책을 하고 있었다. 필자는 궁금해서 그 아주머니의 사주와 죽은 아들의 사주를 물어봤다. 사주는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성품이자 인격을 볼 수 있다.
아들의 사주는 계수(癸水) 라는 음수(陰水)일간으로 돼있고 사주 전체도 음(陰)의 기운이 강하며 물(水)의 기운이 강했다. 이렇게 되면 유독 예민하고 말에도 깊은 상처를 잘 받는 성품이 된다. 그 아주머니의 사주는 강한 경금(庚金)에 양(陽)의 기운이 강했다. 솔직하지만 말에는 강한 힘이 있어서 있는 그대로의 애기를 하더라도 상대방이 상처를 받게 돼있다. 필자는 대충 파악이 돼 상담을 시작했다.
“아들에게 모질게 말한 것이 자책이 되시나요?” “네, 어떻게 아셨어요. 대학까지 졸업한 아들이 집에만 있고 친구도 안 만나고 항상 죽고 싶다고 말했어요. 그날도 아들이 방에만 틀어 박혀 있어서 제가 야단을 쳤더니 또 죽고 싶다고 하기에 ‘그럼 차라리 죽어버려라’고 하고 외출을 하고 왔는데 정말로 극단적인 선택을 해버렸어요. 저는 아들을 위해서 한 소리였는데 정말로 그런 선택을 할지 몰랐어요”라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충분히 자책할 만한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 말로 인해서 그 아들이 죽은 건 아니다. 어느 부모나 할 수 있는 말이지 않은가. 그래서 결코 그런 말로 아들이 명(命)을 달리한 것이고 아니 천기(天氣)의 명(命)과 운로(運路)의 충돌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고 위로해줬다.
하지만 아주머니가 사주의 원리를 알고 유독 상처를 잘 받는 아들의 성품을 제대로 알았다면 말을 더 조심했을 것이다.
말(言)은 사람을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말을 정말 조심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