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민생당 ‘호남 대통령’ 공방전 치열 유권자 표심 ‘이낙연 전 총리’ 집중 경향 뚜렷 김진수 기자 |
| 2020년 03월 30일(월) 23:18 |
두 정당이 이처럼 ‘호남 대통령론’을 놓고 난타전을 벌이고 있는 이유는 호남 유권자들의 표심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통령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낙연 전 총리에 집중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후보들은 비록 이 전 총리 서울 종로에 출마하긴 했지만, 언제라도 자신의 선거구에 지원유세에 나서줄 것을 강하게 요청하고 있는 반면 민생당 후보들은 “다른 지역에는 가더라도 내 지역엔 오지마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낙연 전 총리가 호남을 방문하는 것 자체가 민감한 이슈가 되고 있다.
민주당 후보들은 자신들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행사에도 이 전 총리가 올 경우 모두 참석해 ‘이낙연과 사진찍기’에 몰두하는 실정이다.
실제 29일 소병철(순천·광양·곡성·구례갑) 후보 사무실에서 이 전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전남 동남권 국회의원 후보 공동정책 이행 협약식’에는 당사자들인 김회재(여수을)·주철현(여수갑)·소병철(순천·광양·곡성·구례갑)·서동용(순천·광양·곡성·구례을) 후보 뿐 아니라 김승남(고흥·보성·강진·장흥)·김원이(목포)·신정훈·(나주·화순)·이개호(담양·함평·영광·장성)·윤재갑(해남·완도·진도)·서삼석(영암·무안·신안) 후보 등 민주당 전남 후보자 10명이 전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와 달리 민생당 후보들은 이 전 총리가 자신의 선거구에 와서 지원유세를 벌일 가능성에 대해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특히, 이 전 총리와 학연·지연, 그동안의 정치 역정 등으로 엮인 후보들은 여러 경로를 통해 이 총리가 총선 기간 중 자신의 선거구에 내려오지 말 것을 요청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민생당 국회의원 보좌관인 K씨는 “선거 분위기가 달아오르면서 후보의 주요 관심사 가운데 하나가 이 전 총리가 지원 유세를 오느냐 마느냐 문제”라면서 “평소의 친분과 인맥을 총동원, 이 전 총리가 우리 지역구에는 오지 말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남 대통령론’을 놓고 민주당과 민생당의 논평 대결도 불을 뿜고 있다.
민생당 광주시당은 30일 논평을 내고 “민주당은 최근 ‘민생당이 민주당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했는데, 속내를 들키자 터무니없는 생트집을 잡고 있다. 민주당의 태도는 호남 대통령은 안 된다는 의사 표시나 다름없다”며 “민주당은 호남 대통령 만들기에 대해 명백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민주당이 과거 ‘호남 후보 불가론’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호남의 미래를 위해 호남 대통령을 만들자는 것은 호남인의 염원이다. 민주당 후보들이 주류(친문)의 눈치를 보며 호남 발전과 호남 대통령 만들기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대변인은 27일 현안 브리핑에서 “민생당의 민주당 마케팅이 도를 넘어섰다”며 “민생당은 민주당 기생정당인가, 유권자를 현혹하지 말고 정책으로 승부하라”고 비판했다.
송 대변인은 “광주 광산갑 김동철 민생당 후보는 민주당의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찍은 사진이 실린 현수막을 선거사무소 외벽에 자랑스럽게 내걸고, 같은 당 서구을의 천정배 후보는 문재인 정부와 한 식구라고 강조하고 있다”며 “5선, 7선에 도전하는 정치인들의 민낯이 부끄럽고 안타깝다”고 꼬집었다./김진수 기자
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