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은 답답해서”…강의실 대신 카페로(?) 대학 온라인 수업 장기화로 대학생 ‘카공족’ 늘어 김동수 기자 |
| 2020년 03월 30일(월) 23:18 |
일부 대학생들이 자택에 오랜 시간 머물다 보니 답답함을 호소하거나, 학교·도서관 등 임시 휴관으로 갈 곳을 잃어 자연스레 카페로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30일 오전 광주 북구 대학가의 한 카페.
70여석 돼 보이는 카페 절반 이상이 가득 찼다. 대부분 20대 대학생으로 보이는 이들은 다닥다닥 붙어 앉은 모습이었다. 게다가 마스크를 착용한 학생은 고작 2-3명에 불과했다. 학생들은 한 테이블에 마주보고 앉아 노트북을 펼쳐 온라인 강의를 시청하거나, 교재를 펴놓고 공부하고 있었다. 온라인 강의를 시청하던 한 학생이 귀에서 이어폰을 빼고 앞에 있는 학생과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이후 친구로 보이는 다른 한 학생이 착석했고, 삼삼오오 모여 시끌벅적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주변 테이블의 모습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처럼 마스크를 착용하기는커녕 서로 2m 간격 유지도 되지 않아 ‘사회적 거리두기’는 실종된 모습이었다.
대학생 장모(21·여)씨는 “긴 방학을 보내고, 모처럼 열심히 공부해볼까 생각했는데, 하루 종일 방안에 앉아만 있다 보니, 집중도 잘 안 되고 답답하기도 해서 카페로 왔다”며 “도서관도, 학교도 문을 닫아 친구랑 같이 공부하기에는 눈치 보이지 않는 카페가 제격이어서 매일 온다”고 말했다.
공공도서관들의 임시 휴관으로 카공족이 몰리는 이유다.
또 다른 대학생 차모(23)씨는 “카페는 와이파이가 잘 터져 자주 찾게 된다”며 “학교 도서관도 문을 열어 놓은 곳이 있지만, 좌석 간격이 좁고 기침 소리에 민감해하는 반응을 보이거나, 따가운 시선으로 쳐다보기 때문에 자연스레 카페로 발걸음이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처럼 코로나19 여파로 갈 곳을 잃은 대학생들이 카페로 모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으로 일부 카페 업주들은 수입이 점차 회복세를 보여 안도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집단 감염 우려도 걱정하는 모양새다.
카페 업주 김모(31·여)는 “매장에서도 철저한 방역을 위해 테이블과 출입문 손잡이 등 수시로 소독하고 있다”며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에 따라 마스크 착용, 안전거리 확보 등의 안내문도 카페 곳곳에 붙여놨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수업이 연장되자 오히려 학생 손님이 늘어나고 있다. 두 달 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며 “장사가 잘 돼 좋지만 한편으론, 학생들이 많이 몰려 코로나19 감염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남구청 코로나19 비상대책상황팀장은 “코로나19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극복하기 위해서는 마스크 착용은 필수이며, 손 소독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며 “오랜 시간 집 안에 머무는 것이 답답할 수는 있으나,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극 동참해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길 바란다. 모든 시민이 힘을 모아 이겨내자”고 당부했다./김동수 기자
김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