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인선생의 역경 강좌](166)육십사괘 해설 : 45. 택지췌(澤地萃) 中 내란내췌(초육), 인길무구(육이), 췌여차여(육삼)
乃亂乃萃, 引吉无咎, 萃如嗟如 |
췌괘(萃卦)의 효사 풀이는 효상(爻象)에서는 음효가 양효쪽으로 모여간다는 관점에서 효위(爻位)나 응비(應比)의 관계를 보고 해석한다. 특히 모든 효에 무구(无咎)라는 효사가 있다. 주효인 군위 구오는 강건중정(剛健中正)의 효로서 음효의 백성들의 인심이 모여 오랫동안 바르게 지키고 있다(元永貞). 구사는 군(君)의 옆에서 보좌를 하고 있는데 양효로서 군주의 옆에 있으니 역시 민심이 모여들고 있으며, 양효로서 세력이 증강해 구오를 침범하는 일이 있을 수 있지만 대인군자길(大人君子吉)이니 무구하다. 만일 구사가 음사한 소인이라면 쿠데타를 일으켜 흉하게 된다. 이로써 4개의 음효는 믿음을 가지고 구오, 구사에 모여들고 구오는 구사의 보좌를 받아 풍요로움을 지켜나가고 민심을 얻고 있으니 모든 효가 무구한 것이다.
췌(萃)괘 초육의 효사는 ‘유부불종 내란내췌 약호일악위소 물휼 왕무구’(有孚不終 乃亂乃萃 若號一握爲笑 勿恤 往无咎)다. 즉 ‘믿음이 있으나 끝이 없고 혼란스럽게 모인다. 울부짖고 다투나 한번 악수하고 화해하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나아가도 허물이 없다’는 뜻이다. 초육은 구오와 응효가 아니어 응효인 구사에 모인다. ‘부’(孚)의 의미는 곤(坤)의 아래 효로서 그 곳이 비어 있으니 사심이 없다는 것이다. 초위에 있어 힘도 없어 약하고 구오와는 응비가 아니어 나가려고 해도 나가지 못해 이를 ‘내란내췌’(乃亂乃萃)라 했다. 만약 어려움과 고뇌를 소리 내 울부짖으면 해결이 되고 기쁨으로 변해 근심할 일이 없다. 이를 ‘약호일악위소 물휼’(若號一握爲笑 勿恤)이라 했다. 여기서 ‘일악’(一握)은 손을 잡거나 어깨를 두드리는 행동으로 용이하고 쉽다는 의미다. 그러나 구오와 응비가 아니어 초육의 뜻을 알아주지 않고 기다려도 손을 내밀어주지 않는다. 이렇게 헤매다가 결국 응효인 구사에 끌려간다. 구오로 가야하나 인연이 없으니 못가고 진퇴의 마음이 흔들려서 구사로 갈 수 밖에 없다. 초효의 때에는 사람과 돈이 모이는 때이나 모이는 과정에서 남들과 불화로 고생을 한다. 친하거나 아는 사람 간에 어려움이 있어 서로 심하게 싸우고 서로 어긋났으나 웃으면서 화해한다.
초육을 얻으면 자신의 생각을 정하지 못하고 원하는 확신이 서지 않고 헤매고 있는 때다. 운기 운세는 흔들리는 일이 많고 가야할 길도 확실치 않다. 그러나 헤매거나 주저하지 말고 하나의 방향을 정해 나가야 한다. 사업, 거래, 상담 등은 상대방의 의지대로 끌러 다니는 경향이 많고 희망, 원하는 바 등은 현재의 장소나 방향은 아니고 다른 데 있다. 주소, 거소는 동요가 있고 시운(時運)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 혼담은 상대방이 둘이거나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으나 마음을 확실히 정하면 성사된다. 기다리는 일은 결말이 나지 않아 이쪽에서 먼저 가는 것이 좋고 가출인, 유실물은 금방은 발견하기 어려우나 시간이 지나면 나타난다. 병은 초변진(初變震)해 다리, 간담, 비위(脾胃) 부분에 이상이 있고 이를 방치하면 위험하니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초육과 육삼의 효는 5효 아래 모여야 하는 췌의 때에 구오와는 응이 아니고 구사와 응이 돼 있으니 모이는 것에 헤매고 혼란을 겪으며 괴로워한다. 두 효는 구오의 초대를 받지 않았으므로 기다리면 안 되고 먼저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하나 적극적으로 가지 못하는 사정이 있는 경우가 많다. 구오는 움직이지 않는다.
췌괘 육이의 효사는 ‘인길무구 부내이용약’(引吉无咎 孚乃利用 )이다. 즉 ‘끌어당기면 길하고 허물이 없다. 믿음과 정성을 다해 간소한 제사를 지내면 이롭다’는 뜻이다. 좋은 일이 많고 신의 도움을 받는 때로 췌괘에서 가장 운이 활발하고 원하는 것이 이뤄진다. 사업과 시험 운이 좋고 이성은 더욱 좋다. 이효는 강중(剛中)의 오효에 정응(正應)인 유중(柔中)의 효이기 때문에 이쪽에서 나가려고 하면 노력을 안 해도 구오가 손을 내민다. 그래서 올바른 유중을 지키고 있으면 구오가 끌어당기므로 ‘인길’이라고 했다. 육이는 기다리면 좋은 일이 있으니 자신의 재능을 너무 자랑하면 안 된다. 중허(中虛)의 곤(坤)의 허심(虛心)을 가지고 있는 육이는 군(君)으로 모이기 때문에 진심만 있으면 허물이 되지 않는다고 해 ‘부내이용약’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효사의 해석은 곤의 중허는 사심이 없는 부(孚)의 의미일 뿐만 아니라 물건의 부족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육이를 얻으면 무엇보다 먼저 구오 군으로부터 발탁을 얻을 때이다. 현재의 계획, 지망, 사업 등은 모두 시운을 만나 성취할 수 있다. 사업, 거래, 교섭, 담판, 혼담은 현재의 방침대로 나가는 것이 좋고 자기쪽에서 적극 나가는 것 보다는 상대가 먼저 도움을 주는 때를 기다려 진행하는 것이 좋다. 바라는 바 등도 중도에 방향을 바꾸지 말고 그대로 나아가면 결과가 좋다. 발탁되고 천거되는 때로 예컨대 지배인이나 회사 등을 대표하는 지위로 올라간다. 단 지위에 비해 봉급은 적다. 주소는 불평불만이 있어도 움직이지 마라. 잉태나 임산(臨産)은 변곤(變困)이니 처음에는 좋으나 나중에 지장이 있으니 무리하면 안 된다. 가출인은 돌아오지 못하며 유실물은 찾기 힘들다. 병은 변감(變坎) 득곤(得困)해 정력감퇴, 근기박약(根氣薄弱), 허리통증, 농혈동반 등으로 급변하니 주의가 필요하다.
췌괘 육삼의 효사는 ‘췌여차여 무유리 왕무구 소린’(萃如嗟如 无攸利 往无咎 小吝)이다. 즉 ‘취합하려 하나 호응하는 이가 없어 끝없이 탄식하니 이로운 바가 없다. 앞으로 나아가면 허물은 없으나 애태우는 일이 있다’는 뜻이다. 육삼은 효육과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육삼은 구사와 비효이고 초육은 구사와 응효의 관계에 있어 ‘췌여차여’라는 것은 초효의 ‘내란내췌’와 같은 의미이고 ‘췌여’는 모이려고 한다는 뜻이다. ‘차’는 탄식하는 형용이고 구오에 모이려
고 해도 비효인 구사에 끌려서 모이지 못하고 한숨 쉰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음을 결정하지 못하고 목표도 정하지 못해서 한숨을 쉬니 ‘무유리’인 것이다. 육삼은 음유부재(陰柔不才)의 효로 소인이니 헤맬 수밖에 없어서 구오의 밑에 모일 용기가 없다. 그러한 소인은 ‘인’(吝)해 ‘무구’를 얻을 수는 없다. 상전에서는 삼, 사, 오효가 손(巽)으로 돼 있는 것을 보고 굳이 거부하지 않고 그 뜻을 받아주니까 가기만 하면 무구를 얻을 수 있어 ‘상손야’(上巽也)라 했다. 육삼을 얻으면 초육처럼 목표가 두 개 있고 마음이 흔들려 결정하기 어려워 고민하지만 초육은 택뢰수(澤雷水)가 돼 때와 사람에 따라 일이 성립됐지만, 육삼은 택산함(澤山咸)이 돼 느끼고 끌려서 가까운 곳에 구애 받아 원래 가야할 것을 멀리해 후회의 원인이 된다. 운세점에서 방해, 장애가 많아 고심이 있을 때다. 사업, 계획 등도 목표로 하는 곳에 나아가기 어려워 신규의 일도 보류하라. 거래, 담판 등은 지체하기 쉽고 성사되는 것 같지만 도중에 마음이 딴 쪽으로 움직여 성사가 안 된다. 신축, 여행, 이전 등은 대과(大過)는 없지만 적극적인 추진은 어렵다. 원하는 일도 목적을 향해 전력을 다할 수 없어 성공하지 못한다. 혼담은 연애에 문제가 많아 잘 안 된다. 기다리는 일은 결말이 나지 않고 가출인은 연애가 원인이 돼 나갔으며 분실물은 사람이 모인 곳에서 잃어버려 찾기 어렵다. 병은 변괘의 함(咸)을 보아 전염병의 감염이고 병세는 여러 병이 모여 항진한다. 부인의 경우는 임신을 병이라고 잘못 오진하는 경우가 있다.
<동인·도시계획학박사 062-654-427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