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천 시민아파트 5·18사적지 지정을” 시민단체 “재개발 정비구역 속해 존치 불투명” 들불야학 주무대로 5·18 산실…보존 바람직 김다이 기자

2020년 04월 08일(수) 19:32

광주 서구 광천동 670번지 일대 재개발사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시민사회단체가 정비구역 안에 있는 들불야학의 주된 무대인 시민아파트를 5·18민주화운동 사적지로 지정하라고 광주시에 촉구했다.

참여자치21은 8일 성명을 내고 “원형보존은 범시민 공감대 형성이 충분히 가능할 수 있고, 옛 전남도청 건물처럼 허물었다 복원하는 우를 되풀이해서는 안 될 것이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요구했다.

이 단체는 “시민아파트가 사적지 27호인 들불야학 옛터(광천동 성당)와 연계된 아카이브 기념관과 시민공원 등으로 조성돼 후세대들이 기억하고 찾아오는 역사문화교육장으로 재생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광천동 670번지 일대 재개발 사업은 지난해 12월31일 시행 인가를 받았으며, 42만5천984㎥ 부지에 아파트 5개 단지 53개동 5천600여 세대가 넘는 지역 최대 규모로 추진된다.

시민아파트는 한국전쟁 이후 피난민이 모여 살던 천막·판자촌 일대에 지어진 지역 최초의 연립주택이다. 또 들불야학 대학생 강학과 노동자 학생들이 밤낮을 쉬지 않고 수동식 등사기로 각종 시국선언문과 계엄군의 만행을 고발한 ‘투사회보’를 제작한 거점으로 5·18의 흔적이 살아있는 공간이다.

하지만, 향후 보존을 놓고 재개발 정비사업조합과 5월단체, 들불열사기념사업회, 서구청 등이 협의 중이나, 존치 여부가 불투명하다.

참여자치21은 “조합 측이 시민아파트 3개 동 중 윤상원 열사가 거주했던 1개 동만 남겨놓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조합원의 동의를 받지 않는 한 보존은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40주년을 맞이한 5·18 정신 선양은 바로, ‘시민아파트’ 존치 여부 논란처럼 이해관계로 얽힌 어려운 문제를 범시민 공감대 형성을 통해 풀어나가는 실천에 있음을 거듭 강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참여자치21은 “광주시는 시민아파트 사적지 지정과 이후 보존·관리 계획 수립에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원형 보존의 당위성을 중앙정부에 알려 행정·재정 지원을 끌어내, 시민과 조합 모두가 동의할만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김다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