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용 박테리아 시각화 기술 첫 개발 ‘주목’ 전남대 민정준·화순전남대병원 강세령 교수팀, 암 억제 효과 분석 오승지 기자

2020년 04월 28일(화) 18:06

민정준(左), 강세령

전남대학교와 화순전남대병원이 암 치료용 박테리아를 시각화하는 ‘양전자단층촬영(PET) 분자영상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28일 전남대학교와 화순전남대병원에 따르면 전남대 민정준(핵의학교실) 교수와 화순전남대병원 강세령(핵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암 치료를 위해 몸에 주입된 대장균을 방사성 소비톨(sorbitol)을 이용해 시각·영상화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이 기술은 최근 국내 특허를 등록했으며 해외 특허도 출원 중이다.

이 연구는 분자 영상 진단·치료법 분야의 권위있는 국제학술지인 ‘테라노스틱스’(Theranostics, 영향력지수 8.063) 온라인판에 먼저 소개됐고 오는 6월 표지논문으로 실릴 예정이다.

연구팀은 포도당을 환원해 제조되는 물질인 소비톨이 대장균이나 살모넬라 같은 그람음성 장내세균의 영양소로 이용되는 것에 착안, 방사성 불소를 함유한 소비톨을 제작해 PET 영상화를 시도했다.

소비톨 PET는 치료 목적으로 주입된 대장균의 체내 분포상황을 정확하게 보여준다.

소비톨의 종양 내 섭취가 많을수록 암 억제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살아있는 면역세포나 미생물을 이용한 세포 치료는 치료제의 종양 내 분포가 중요하다.

치료용 세포가 종양 부위에 집중되고 그 밖의 체내기관에서는 제거돼야 치료 효과가 높고 안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피부를 관통하지 않는 비침습적 방법으로 치료제의 체내 분포를 평가할 수 있는 분자 영상기법은 이 치료법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기술이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암 치료용 박테리아를 이미지화하기 위해서는 영상리포터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발현시켜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으나 이번 연구에서는 추가적인 유전자 조작없이 치료용 박테리아가 갖고 있는 고유의 기전을 이용해 영상화에 성공했다”며 “이런 점에서 임상 적용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미래 유망융합기술 파이오니어 사업과 교육부의 이공학 개인기초연구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오승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