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마당] 먼 훗날에의 다짐 - 친구 기순에게 시 김정희 |
| 2020년 05월 11일(월) 20: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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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곳에서 잘 지내는지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 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오월의 들불과 찬란한 슬픔사이
우리들의 한 소절 노래되어
너는 오래오래 있었구나
햇빛 비치는 길을 물어서
너의 둥근 얼굴과 단발머리와
장동의 학교, 문리대의 등나무와
사범대 도서관 앞 잔디밭…
너의 웃음이 가득 번지던
오이향의 그곳을 찾아가본다
너의 작은 방에 스몄을
살아남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하는 날들
위태로운 몹쓸 운명이 거기 있었지만
견딜 수 없는 곳에 너는 있었지만
때를 기다리며 서성이며
날이 무뎌진 추억에도
우리들의 살 오른 오월이
얼마나 깊이 베일 수 있으며
수평의 시간에 밀리기도 하는가를
친구야,
너는 지금 이곳에 없고 저곳에 있다
우리 만날 먼 훗날은 가까이 오고 있다
*‘…새 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님을 위한 행진곡’ 중에서
김정희 약력
▶1998년 ‘문학공간’ 등단, 국제PEN광주문학상 외 수상
▶시집 ‘푸른계단’, 기행산문집 ‘고인돌 질마재 따라 100리길’
▶원탁시, 죽란시, 국제PEN광주, 전남여고문인회 동인
▶‘광주문학’ 편집주간, ‘창’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