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인태의 사주칼럼] 처첩궁(妻妾宮) |
| 2020년 05월 13일(수) 19:04 |
어머니와 자신의 친언니랑 같이 온 그 아가씨는 위로 12살 차이가 나는 띠 동갑의 남자와 궁합을 보러 왔다. 그녀의 관상에서 두드러진 것은 처첩궁이 유난히 내려와 있고 움푹 들어갔으며 애교살 부위의 피부색이 그늘진 것처럼 어두웠다. 사주를 보면 재물(財物)욕이 강하고 부부궁이 좋지 않았다. 같이 가지고 왔던 남자의 사주는 돈은 많았지만 인성이나 도덕성도 없었고 바람기도 있었다. 필자가 이런 말을 하면서 “이런 사람과 어떻게 결혼을 하겠냐”고 반문을 하니 그의 대답이 가관이었다.
“말씀하신 거 다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저는 바람피우고 도덕성이 없는 거 중요하지 않아요. 지금의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고 살다가 이혼해서 위자료 많이 받고 또 결혼하면 되잖아요”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옆에 어머니랑 언니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침이 없이 솔직하게 말을 했다.
일단 필자는 말문이 막혔다. 실제로 이렇게 말을 하면 대부분 가족 앞에서는 그럴 리가 없다고 발뺌을 하거나 인정을 하려 들진 않는데 이 여성은 솔직해도 너무 솔직했다.
“재물복은 있어요. 그런데”라고 말을 더 하려 했지만 필자의 말을 끊고
“그럼 됐어요. 사실은 저는 아이를 낳는 것도 싫고요. 한 남자랑 오래 사는 것도 싫어요. 저는 이 사람 성격이 쿨 해서 집부터 사주고 통장에 돈도 넣어준다고 해서 편하게 살다가 싫증나면 이혼하고 새 출발 하면 되잖아요”라고 말하고 자리에 일어나서 약속 있다고 먼저 가버렸다. 필자가 황당해 하자 그 어머니가 말을 했다.
“좀 놀라셨죠. 저 애가 워낙 어렸을 때부터 성격이 독특하고 개성이 강해서 아무도 못 말리는 성격이에요. 그리고 저 아이는 정말로 아까 말한 대로 자기는 돈 많은 사람과 결혼해서 끝까지 살기는 싫고 때가 되면 혼자서 편하게 살고 싶다고 항상 말해왔어요”라고 말을 하는 것이었다.
명리학에서 사주를 보는 목적은 자신을 객관적으로 살피고 부족한 것은 채우며 수양(修養)을 해서 운명을 좋은 쪽으로 바꾸자는데 뜻이 있다. 그런데 저 아가씨는 자신에 대해서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데 바꾸려고도 하지 않고 충실히 운명대로 인생을 살고자 했다. 근본적인 성품이 인생을 만드는 것인데 그 성품을 바꾸려 하지 않으면 타고난 사주(四柱)대로 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