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광주에 없었다’

정겨울
(문화체육부 기자)

2020년 05월 18일(월) 17:32

지난 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서 5·18 40주년 기념 ‘관객 체험형’ 연극으로 제작한 ‘나는 광주에 없었다’를 관람했다.

임산부부터 교복 입은 학생, 동네아저씨까지 모두가 시민군으로 뭉쳐 계엄군과 대치하고, 머리를 울리는 총소리, 탱크소리에 맞서 시민군들은 “계엄령을 철폐하라! 광주시민의 피를 보상하라!” 등의 거친 구호를 부르짖는다. 특히 배우와 관객이 함께 ‘님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부르고, ‘투사회보’를 함께 읽으며 잠시나마 5월 광주의 현장 속으로 이끈다.

이 작품의 특징은 5·18을 겪지 않은 세대들에게 당시를 경험할 기회를 주고, 함께 기억하자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5·18을 겪은 이와 그렇지 않은 이들이 공존하는 세상에서, 아직도 5·18에 대한 폄훼와 왜곡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유튜브나 SNS 등 온라인상에도 가짜뉴스가 수없이 양산되고 있다. 5·18에 대한 정확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은 탓이자, 역사에 대한 정확한 지식교육 부재에서 오는 문제라고 본다.

5월 광주를 겪지 않은 세대에게 5·18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이들은 5·18을 어떻게 기억할 수 있을까. 40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지금, 그때를 겪지 않은 이들이 다양하고 자유로운 방식으로 5월 광주를 이야기하고 기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특히 문화 분야에서 청년들은 많은 방식으로 5·18을 알리고 기억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광주5월을 떠올릴 수 있는 안부엽서를 제작해 직접 엽서를 쓰고 나누도록 하는 김지현 기획자의 ‘오월안부프로젝트’, 오월어머니들의 음식레시피와 5·18이야기를 엮어 전하는 장동콜렉티브의 ‘오월 식탁’, ‘님을 위한 행진곡’이 흘러나오는 오르골을 제작한 박은현 기획자, 5월 연극·극단 아카이브를 하는 프로젝트 면밀의 ‘다시 광주’ 등이다.

다시 찾아온 광주의 5월. 그때를 겪은 이들은 5·18이 ‘불혹’이 되도록 마르지 않는 눈물로 그때를 상기시켰다면, ‘겪지 않은 이들’은 앞으로 광주 5월을 어떻게 그려나갈까. 그들이 새로 써내려갈 광주의 역사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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