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매일 창사29주년특집] 포스트코로나-지역경제 회복 안간힘 멀~고도 가깝게 확 바뀐 생활패턴 생존 돌파구 찾다 임후성 기자 |
| 2020년 06월 02일(화) 19:25 |
그에 반해 기업들의 디지털·비대면(언택트) 및 홈코노미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호황을 누리는 상황이다. 향우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또 재택근무, 온라인 개학 및 원격 강의가 확대되고 활성화되면서 클라우드, 원격 솔루션 및 5G 이동통신 기술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비대면’의 심리적 요인에 따라 백화점 및 대형마트 매출은 감소하고 인터넷 및 홈쇼핑 기반 판매는 증가하고 있다. 이밖에 자택에 있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온라인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게임 및 인터넷TV에 대한 수요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바이러스가 아직 완전히 잡히지 않았지만 이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코로나19로 바뀐 지역 경제 모습과 변화할 모습을 들여다보자. /편집자 註
◇‘허리띠 졸라맨다’ 지역 대표 기업들 ‘휘청’
광주를 거점으로 성장한 향토기업 금호고속이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수년 전부터 모그룹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유동성 악화 영향을 받아온 금호고속은 코로나19 여파로 이용 승객 감소 등 최악의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유스퀘어 손님도 급감하면서 비상경영상태에 돌입한 상태다.
실제 금호고속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2월 버스 이용객은 112만5천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216만1천명과 비교해 47.9%로 절반 가량 줄었다.
고속버스 이용객 감소로 인해 광주 서구 광천동 종합버스터미널(유스퀘어) 내 입점한 영화관, 음식점, 판매점 등의 매출도 급감했다. 유스퀘어 3월 한달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65% 가량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호고속은 유스퀘어 입점 업체들의 전체 매출액에 일정 요율을 적용해 임대료를 받고 있어, 입점 업체들의 매출이 줄어드는 만큼 금호고속측의 수입도 감소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전체 사원 1천300여명(승무직 사원 1천100여명)인 금호고속은 비상경영 차원에서 임원 임금을 20% 삭감했다. 사무직 사원들을 대상으로 무급휴직 및 장기 연차 사용도 적극 권장하는 등 현실적인 위기극복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여기에다 승무사원 마스크 착용과 손 세정제 비치·차량 방역 확대 등 예방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대비책으로는 다소 부족한 실정이다.
금호고속 관계자는 “버스 이용객들이 줄어들어 유동인구가 많은 유스퀘어에도 발길이 뚝 끊겼다”면서 “코로나19가 끝나면 다시금 활기를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전까지 우리가 할 수 있는 방역과 고객 중심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기아차 광주공장도 코로나 직격탄을 맞았다. 기아차 광주2공장이 휴업 중인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해 수출길이 막힌 봉고 트럭 생산라인 광주3공장도 셧다운될 예정이다.
기아차 광주공장에 따르면 휴무와 관련한 노사협의를 마무리하고 지난달 25일부터 6월5일까지 광주2공장이 문을 닫는데 이어 3공장 봉고 트럭까지 휴업키로 했다.
기아차 광주3공장 봉고 트럭 라인은 6월 4-5일과 8-9일 나흘간 생산이 중단된다.
봉고 트럭의 1일 평균 생산량은 400대 가량이다. 지난해는 9만2천여대를 생산, 이 가운데 34%인 3만1천여대를 수출했다. 가동 중단은 코로나19 여파로 수출 부진이 이어지면서 수급 물량 조정 차원에서 이뤄졌다.
기아차 광주공장이 수일 동안 외부적 요인으로 가동을 중단, 차량 생산에 차질을 빚은 것은 1999년 현대·기아차그룹이 출범한 후 21년 만에 처음이다.
◇‘돌파구 찾았다’ 약진하는 기업도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산업과 기업이 어둠 속으로 침잠한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사태 전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언택트(비대면) 흐름에 미리 대비한 기업은 올해 1분기 오히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수년간 신차 개발에 매진한 현대자동차는 내수시장에서 선전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해외시장 매출 타격에도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8천638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솔루션도 태양광 부문에서 흑자를 내면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61.7%(1천590억원) 늘었다. 지난 몇 년간 가정식 대체식품(HMR) 개발, 해외시장 공략에 공을 들여온 CJ제일제당 역시 코로나19 사태로 집밥 소비가 늘면서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2%(5조8천309억원), 영업이익은 54.1%(2천759억 원) 증가했다.
코로나19발(發) 경제충격에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기업들의 새로운 기회 찾기 움직임도 활발하다. 코로나19 사태가 그간 있었던 점진적인 변화를 앞당기거나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있다는 점을 꿰뚫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미리 준비하려는 것이다.
코로나19 여파에도 약진하는 광주·전남 벤처기업들도 주목받고 있다.
광주전남벤처기업협회에 따르면 담양 소재 유제품 전문 유통사 ㈜올밀크F&B는 프리미엄 유제품 중심 헬스케어 전문 유통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로 지금까지 카카오를 비롯해 GS리테일, 롯데백화점 광주점 및 광주신세계, 롯데닷컴, 배달의민족 B마트 등 국내 메이저 온오프라인 시장에 진입, 본격적인 판매를 개시했다. 특히 GS리테일에 PB상품으로 론칭하기로 하면서 매출을 대폭 끌어 올릴 기반을 마련했고, 수도권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배달의민족 B마트에선 유제품으로서는 독보적인 메인 상품으로 손꼽힌다. 또한 갤러리백화점에 입점 협의 중이며, 원유 공급사인 그린그래스와 협업해 이마트24, CU 등 국내 굴지의 편의점에 콜라보로 입점 추진 중이다.
화순에 있는 ‘맑은물에’의 ‘참 좋은콩 김석원 낫또’는 면역력 강화식품으로 알려지면서 홈쇼핑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맑은물에’는 지난해 낫또 매출 1천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모 대기업 낫또 매출에 무려 7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처럼 향토기업이 대기업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온라인 시장에서의 강점(저렴한 가격과 댓글) 때문이다.
‘맑은물에’ 김석원 대표는 “브랜드 이미지도 물론 중요하지만 온라인 시장에서는 착한 가격과 입소문(좋은 댓글)이 더 큰 요인으로 미친다”면서 “코로나19에도 돌파구는 있다”고 피력했다.
㈜천풍무인항공은 중국산 드론의 적극적인 공세에도 불구하고 밧데리를 비롯해 부품 70%를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위기 사태에도 베트남의 하이테크파크와 드론 전문인력 양성과 더불어 베트남 드론산업 표준화 및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역 유통업계 변화 ‘바람’…SNS 라이브방송
|
|
지역 유통업계의 변화는 코로나19 전·후로 나뉜다. 기존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한 유통에서 소비 트렌드에 따라 온라인 중심으로 급변했다.
고객 입장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불안감 없이 집에서 스마트폰이나 PC로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온라인 매출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2조5천825억원으로 1년 전보다 11.8% 늘었다. 소비심리가 위축됐음에도 언택트를 기반으로 한 온라인·모바일 쇼핑은 활발해진 상황이다.
이에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한 백화점과 대형마트, 아울렛도 언택트 마케팅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시대는 물론 코로나 이후인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실제 롯데백화점과 롯데아울렛은 지난 2월 이후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곤두박질 친 매출을 만회하기 위해 언택트 마케팅 강화에 나섰다. 대표적인 모바일 SNS ‘인스타그램’을 활용해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은 코로나19로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브랜드의 홍보뿐만 아니라, 브랜드의 샵매니저가 직접 출연해 추천 아이템을 소개하는 등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실제 지난 3월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던 롯데아울렛 광주월드컵점의 ‘듀엘’은 라이브 방송에 많은 고객들이 접속해 동시 시청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곽현정 듀엘 매니저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입점된 브랜드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롯데에서 라이브 방송 장비도 지원해주고 라이브 방송을 통해 상품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또 롯데백화점 광주점은 대면 접촉을 줄이기 위해 모바일 앱을 이용해 패션잡화, 생활용품 등을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상품 수령시간을 설정해 점포의 발레파킹 라운지에서 차량에 탄 채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드라이브 픽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한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농산물의 유통 단계를 줄이고 물류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온라인 경매를 확대, 산지의 생생한 영상을 스트리밍 방식으로 제공하는 신개념 모델을 도입함과 동시에 산지에서 소비자까지 이어지는 중간 유통단계를 없애 농산물 거래시 물류의 효율성을 높였다.
◇화상회의 활발…‘온라인 미러링’ 눈길
|
코로나19로 중단됐던 회의와 강의가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정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기업들이 오프라인 회의에서 온라인 화상회의로 전환했다.
김현준 국세청장은 최근 중국의 왕 쥔 국세청장과 코로나19 공동 대응을 위한 화상회의를 개최했다. 김 청장과 왕 청장은 양국 기업들이 코로나19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기 위해서 양국 국세청간 세정 협력과 지원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인식에 공감하고 이번 화상회의를 추진하게 됐다.
국세청은 향후 코로나19로 중단된 국세청장급 세정외교를 화상회의 방식으로 전환해 진행할 예정이며, 우리 진출기업들이 코로나19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가 되도록 각국 과세 당국과의 공조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무역업계에서는 디지털 무역이 대안으로 등장했다. 광주·전남중기청과 광주·전남코트라지원단은 수출입 상담과 해외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을 위해 화상으로 바이어를 연결하는 ‘화상수출상담소’를 운영해 중소기업들을 지원하고 있다.
광주본부세관도 코로나의 장기화로 현장 컨설팅이 어렵게 되자, 수출입기업 지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온라인을 통한 화상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aT는 줄줄이 취소된 국제 식품박람회를 대체하기 위해 모바일 기반의 ‘K-FOOD 온라인 수출상담회’를 실시, 코로나로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수출 기회를 제공 중이다.
코로나19로 교육현장에도 변화가 불고 있는 가운데 광주에 있는 소프트웨어 전문 교육기관인 스마트미디어인재개발원(이하 인재개발원)이 ‘온라인 미러링’(Online Mirroring) 교육 플랫폼을 구축해 눈길을 끌었다.
스마트미디어인재개발원은 지난 2월 말부터 빅데이터·인공지능·사물인터넷 등 실시되고 있는 모든 강의에 온라인 미러링 교육 플랫폼을 적용해 운영 중이다.
인재개발원은 집체교육보다는 집과 강의실을 이원화한 쌍방향 실시간 교육으로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4차 산업혁명시대에 가장 필요한 공유와 공감의 능력을 가지는 미래세대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인 연구로 이같은 시스템을 구축했다.
온라인 미러링 교육 플랫폼은 수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교육생 PC성능이 떨어지는 경우 원격강의실 컴퓨터를 접속해 자신의 PC처럼 사용할 수 있는가 하면 3인 지원 시스템을 운영해 원격접속 교육생들의 실습지도와 문제를 즉시 해결 가능하다.
언제 어디서든 우수한 강의를 들을 수 있고, 공공기관의 교육장을 활용한 온라인 미러링 시스템 구축 및 재활용할 수 있는 점도 강점이다.
◇‘옥석 가리기’ 부실기업 무차별적 지원 안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경제 회복을 하려면 코로나19의 팬데믹(대유행)으로 부실화된 기업에 대해 무차별적으로 지원할 게 아니라 ‘옥석’을 가려서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생산성이 높은 성과양호기업의 생산성이 감소되는 등 부실화되지 않도록 대응책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코로나19 이후 경제회복을 위한 정책과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코로나19 이후 경제회복을 위해서는 세계금융위기 시기 대응처럼 생산성이 낮은 저성과기업 내 부실기업의 연명을 방지하면서 동시에 양호한 성과기업이 경제충격 장기화로 인해 부실화되거나 퇴출되는 상황을 차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 발생한 대표적 경제불황인 세계금융위기 기간 단기적으로 하락했던 국내기업 생산성은 이후 V자 형태로 반등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특히 세계금융위기 기간 중 ▲부실기업 퇴출 급증 ▲부실기업 비중 감소 ▲위기 이후 부실기업 비중이 지속적으로 낮게 유지됨으로써 경제 전체의 생산성이 반등했다.
이를 근거로 보고서는 코로나19 발생 전 이미 국내 저성과기업 내 부실기업의 비중이 이례적으로 높아졌다는 점에서 코로나19를 계기로 한 무차별 기업지원은 저성과기업 내 부실기업을 연명시키고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을 초래해 향후 경제의 구조적 회복을 저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임후성 기자
임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