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태의 사주칼럼] 바보
2020년 06월 03일(수) 18:25
어린 나이에 사업을 시작했던 두 형제는 어느새 사업이 확장되면서 주변에서 사장님, 회장님 소리까지 듣게 됐다. 두 사람은 사업의 특성상 서로가 불가분(不可分)의 관계로써 서로 돕고 살아갈 때 흥(興)하는 구조였으나 각자 결혼을 하고 나서 욕심이 생기니 서로가 헐뜯고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남도 아니면서 싸움도 하고 각자 소송에 이르기까지 했다. 사업을 시작했을 때부터 필자와 안면이 있었던 형제는 공교롭게도 각자 소송을 하니 따로 와서 운(運)만을 물어봤다,

“배은망덕한 놈입니다. 내가 사업을 일으켜서 오갈 때도 없는 놈을 동생이라고 키웠더니 이제는 나를 배반하기를 넘어서 소송까지 해서 내 것을 빼앗으려 해요. 제가 이기겠죠?”

형이 상담하고 나서 몇 주 후에는 동생이 왔다.

“선생님도 아시다시피 제가 형님과 사업을 하면서 모든 궂은 일 힘든 일은 제가 다 했습니다. 오직 자기 것만 챙기는 우리 형하고는 더 이상 함께 하지 못합니다.”

두 형제는 각자의 운을 물어보러 왔지만 두 사람 모두 다 힘든 운이 다가오고 있었다. 힘든 운일수록 같이 뭉쳐야 하는데 악운이 다가오니 서로가 적이 돼있었다.

‘난득호도(難得糊塗) 흘휴시복(吃虧是福)’

중국 청(淸)나라의 화가 겸 서예가로 유명한 정섭(鄭燮·1693-1765, 호 판교·板橋)의 글이다. 위 구절은 액자로 만들어져 중국인들 사이에서 선물로 주고받는 유명한 문구다.

난득호도에는 다음과 같은 뜻이 있다. “총명하기도 어렵고, 어리석기도 어렵다(聰明難, 糊塗難). 총명한 사람이 어리석게 되는 것은 더욱 어렵다(由聰明轉入糊塗更難). 집착을 버리고, 한 걸음 물러서는 그 순간 마음이 편해진다(放一著, 退一步, 當下心安), 뜻하지 않고 있노라면 후에 복으로 보답 받을 것이다(非圖後來福報也).”

흘휴시복에는 다음과 같은 뜻이 담겨져 있다. “가득 차면 덜어지게 되어 있고(滿者損之機), 비어 있으면 점점 차게 돼 있다(虧者盈之漸). 내가 손해를 보면 다른 사람이 이익을 본다(損於己則盈於彼). 그러면 각자 심정의 절반씩을 얻는 것이다(各得心情之半). 나는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을 얻게 되니(而得我心安卽平), 이 어찌 바로 복 받을 때가 아니겠는가(且安福卽在時矣).”

노무현 대통령을 일컬어 ‘바보’ 라고 했다. 총명했던 그가 우직하게 자신이 생각하는 정의를 위해 삶을 살게 되니 바보라는 별명을 얻게 됐지만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대통령이 되었다. 우선 내 것의 욕심을 채우고자 물불을 안 가리는 이 세대에 좋은 울림이 있는 정판교의 글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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