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의회, 정풍운동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는가

2020년 06월 21일(일) 16:33

지난 1991년 30년 만에 기초의회가 부활해 다시 30년이 다 돼가고 있지만 의원들의 각종 비리와 일탈 등이 끊이지 않으면서 기초의회 무용론과 폐지론이 곧잘 불거진다. 국회의원이 그보다 더 심한 스캔들에 휩싸여도 국회 폐지론이 나오지 않는 것과 비교해보면 기초의회가 억울하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비리는 비리고 일탈은 일탈이다.

최근 광주지역 기초의원들의 의혹이 동시다발적으로 나오는 것에 대해 ‘또 다시인가’, ‘정말 이러려고 의원이 됐나’ 하는 지역 유권자들의 탄식이 나온다. 최근 제기된 기초의원들의 의혹을 보면 지방계약법을 어기고 배우자가 운영 중인 회사에 수천만원 상당의 구청 수의계약을 몰아주거나, 수억원에 달하는 수의·입찰계약을 고향 선배 업체에 돌아가게 하고 이사 직함 명함을 돌리며 영업활동을 했다. 또 소속당 공천 심사에서 영향을 미치는 봉사활동 실적을 허위로 제출하는가 하면, 의회 홍보 물품의 개인적인 사용 또는 법인카드의 유용, 자녀 인사발령 배치 등과 관련한 논란이 연이어 나고 있다.

민주당은 문제가 된 소속 의원들에 대해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비판을 받고 있다. 당 징계와 별개로 의회 차원의 징계를 논의하는 윤리특별위원회도 제 역할을 못했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무엇은 말하는가. 기초의회도 소속 중앙당도 검증 과정과 사후 재발방지 대책에 허술하다는 것을 뜻하지 않은가.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에 앞장서야 할 기초의회가 대의기관으로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내는데 그치면 힘없는 지적일 뿐이다. 지방자치법상 기초의원 징계는 경고, 사과, 30일 이내 출석 금지, 제명 등이 있지만 제명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실질적인 타격이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비리 의원들에 대해 주민소환제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으나 이마저도 요건이 까다롭게 돼 있어 적용이 쉽지 않다. 차제에 기초의원들 스스로 분위기를 쇄신하는 정풍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여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게라도 해야 지역 유권자들의 마음이 다소 풀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