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도학숙에서 이종환 |
| 2020년 06월 21일(일) 16: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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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사일정이나 부득이 한 사정으로 인해 서울생활을 해야만 하는 학생들이 입사를 시작한 이후 입사생은 정원의 절반을 약간 넘겼습니다. 학생들 각자가 가지고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입사 사유가 되는 만큼 지켜야 할 수칙도 엄격해졌지만 대체로 원만하게, 불필요한 외출과 외박을 자제하면서 절제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학숙에서는 가급적 1인 1실을 배정하여 학생들 간에 불필요한 접촉이 일어나지 않도록 배려하고, 마스크 착용, 학숙 출입시 발열 체크와 손소독을 필수적으로 지키도록 안내하고 확인하고 있습니다. 외출을 자제시키는 만큼 공용공간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불편없이 이용하도록 개방하고(도서관은 폐가식) 소독을 철저히 하고 있습니다.
학숙의 학사일정도 많은 변화가 있습니다. 우선 모든 교육 프로그램을 취소했습니다. 학숙에 입사할 때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생활 교육도 온라인으로 실시하고 수료여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학생 자율회가 주관하는 행사, 동아리 활동, 해외 견학 프로그램 역시 모두 취소했습니다. 체온 확인을 빠짐없이 하기 위해 출입문은 중앙현관만 사용하고, 야간 출입자를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도록 별도로 야간 택배함을 설치했습니다.
특히 학생들이 바깥출입을 자제하면서 학숙내에서 식사를 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늘어났습니다. 자연스럽게 식당 방역이 중요한 과제가 됐고 학숙에서는 가능한 모든 경우를 예상하면서 예방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선 재사 층별로 구분해서 식사인원을 조정했습니다. 짝수일에는 짝수층이 홀수일에는 홀수층이 먼저 식사를 하는 방법으로 대기를 줄였습니다. 좌석은 190석에서 120석으로 줄였고 식탁에는 투명 아크릴판과 마스크 걸이 까지 부착했습니다. 학생들은 식당에 들어올 때 일정간격을 유지하면서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하고 급식도구를 사용할 때는 일회용 비닐장갑을 착용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서로 지키는 예방활동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될 때까지는 힘든 시기를 보낼 수밖에 없습니다. 안심할 수 없는 상황 속에 가족의 도움 없이 홀로 지내는 학생들도 그렇고, 학생들의 불편함을 해결해주지 못하는 안타까움에 더하여 때때로 비상근무를 해야 하는 직원들도 그렇습니다.
서울로 올라온 것은 본인들의 선택이었고 자신의 꿈을 위해 당장의 불편을 견뎌내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생각을 조금 바꿔서 이제는 지역사회에서도 출향 인재의 유턴을 많이 고민해야 한다고 봅니다.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는 내재된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인재의 유출은 지역 발전을 더디게 하는 요인이 될 것입니다. 따라잡기 성장시대에서도 물론 그랬지만 창의력을 바탕으로 혁신성장을 추구하는 미래사회에서는 유능한 인재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경제적 번영, 사회적 통합과 화합, 지속가능한 환경, 정부와 기업 그리고 사회의 주역들이 포함된 좋은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각각의 주체들이 스스로 자신의 역량을 키우고, 이들을 통합하고 지원하는 거버넌스의 역할이 물론 중요하겠습니다만, 이들이 어우러지는 과정에서 좋은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지고, 더불어 지역인재의 유출이나 서울집중도 해소되면 좋겠습니다.
한전과 농어촌공사와 같은 공공기관, 대학, 광주과학기술원과 한전공대, 대학병원과 정부출연 연구기관 들은 우리가 가진 소중한 자산입니다. 내가 가진 것을 소중히 생각하고 응원을 보낼 때 지역의 발전과 풍요로운 생활은 한 걸음 가까워질 것입니다.
광주·전남이 우수한 역량과 화합된 힘을 가지고 우리나라 발전에 없어서는 안 될 성장판이 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