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일신방직 부지 개발, 도심 활기 불어넣어야

2020년 06월 23일(화) 19:24

가장 오래된 국내 방직기업인 광주 북구 임동 전방(옛 전남방직)과 일신방직 공장 부지 개발 방안을 담당할 태스크포스(TF)가 곧 출범한다.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전방과 일신방직 공장부지의 활용 방안이 본격적으로 검토된다고 하니 격세지감이다. 광주시는 시민 편익과 공익성을 담은 개발 계획안을 마련해 회사 측과 협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일신방직 등은 시설을 현대화해 평동산단으로 옮겨간다. 전방 임동 공장은 지난 2017년 말 가동을 중단했으며 일신방직만 가동되고 있다. 두 업체는 부지 29만1천800여㎡ 용도를 공업용지에서 상업 또는 주거용지로 변경해 호텔, 업무시설, 쇼핑시설, 주상복합시설, 도로, 공원 등을 조성하겠다는 제안서를 지난해 8월 시에 제출한 바 있다.

시는 도시계획과 경관, 문화, 환경 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업체와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조건 없는 토지 용도변경은 특혜로 비칠 수 있어 땅값 상승액의 절반가량을 공공 기여금으로 받는 방침을 정하고 협상할 예정이라고 한다. 앞서 성인학원이 옛 호남대 쌍촌캠퍼스의 학교 부지 해제 등으로 생기는 부동산 수익을 예상하고 242억원을 공공 기여해 근린공원 조성, 기반시설 확충 등에 투입하기로 한 사례와 유사하다.

주지하는 것처럼 임동 방직 공장은 1935년 일본 방직업체가 설립한 공장이 모태다. 일제 수탈의 아픔과 산업화 시대 여공들의 애환이 서린 근대 산업문화 유산이다. 1945년 해방 이후 정부 소유 전남방직 공사로 출범했다가 1951년 전남방직 주식회사로 민영화됐으며, 1961년에는 일신방직이 분할됐다.

방직 공장이 도심에 자리 잡아 그동안 제기된 민원과 부지 개발에 따른 가치 등을 총체적으로 고려해 개발해야 한다. 무엇보다 방직 공장이 지니고 있는 근대 역사성을 보존, 유지하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이곳은 쇠락한 지역으로 도심 활성화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된다. ‘칙칙함’을 분명히 해소해야 한다. 유산 보존도 중요하지만 현대인의 편리함을 도모하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TF팀의 최선의 개발 방안 마련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