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청렴·진보교육 어찌 말로만 되겠는가

2020년 06월 28일(일) 17:56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이 자신의 부덕함을 반성하며 사과했다. 자신의 부인이 지인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광주지회 회장으로부터 명절 선물을 받는 등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장 교육감은 이 같은 사실을 교육청과 법원에 자진 신고해 처벌을 면했다. 부인은 받은 선물 금액만큼을 반환하면 문제가 없다. 장 교육감 부인은 8차례 걸쳐 지인인 한유총 광주지회 회장으로부터 손지갑과 스카프, 굴비, 전복 등 40만원어치를 받았다고 한다.

장 교육감에 대한 의혹은 이뿐 아니다. 부인의 조카인 A씨가 전남교육청 산하에서 광주교육청 산하로 전입한 것과 관련해서도 제기된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광주교육청지부는 지난 2017년 전남교육청소속 일반직 공무원인 A씨가 광주로 전입했는데 정황상 정상적인 일반직 인사교류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장 교육감은 인사교류를 몰랐다고 하거나 회피성 변명을 하지 말고 의혹에 대해 명확히 해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전교조 광주지부, 참학부모회 광주지부 등도 잇따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전교조 광주지부는 “그동안 광주시교육청은 하위권인 광주교육 청렴도를 높이겠다고 ‘청렴 광주교육’을 내세우며 별도의 팀을 만들고 각종 연수와 홍보를 해왔는데, 교육감 가족의 비리는 부끄러움을 넘어 배신으로 느껴진다”고 했다. 장 교육감은 사과문에서 “광주교육에 좋지 못한 인상을 남겨 교육감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앞으로 더 성찰하고 진보 교육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했다.

진보교육을 상징하는 장 교육감의 이번 의혹과 사과는 그가 교육적폐 청산과 청렴을 강조해온 점에서 크게 실망감을 안긴다. 교육계 수장인 만큼 여러 유혹이 있을 것이다. 우리사회 곳곳이 아직 깨끗하지 않기에 이를 더욱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적폐 청산과 청렴을 누가 마다하겠는가. 그러나 구호나 정책 발표로만 될 일이 아니다. 이를 몸소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장 교육감 언급대로 부덕하면 안 된다. 부단히 덕을 닦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