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산구 송정2동 신덕마을 수해복구 현장 “모두 함께 이겨내야죠”…지역사회 똘똘 뭉쳤다 대학생·자원봉사자 등 찜통더위속 수해현장으로 한달음 쓰레기 수거 등 ‘구슬땀’…“하루빨리 새 일상 복귀하길” 김동수 기자

2020년 08월 12일(수) 19:58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가 난 광주 광산구 신덕마을에서 12일 오전 자원봉사자와 공무원들이 무더위 속에서 폐기물을 수거하는 등 복구작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김애리 기자

“역대급 폭우로 피해를 본 주민들의 허탈감과 상실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겠지만, 지역민 모두가 수해 복구를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 위기를 극복해 냈으면 합니다.”

최근 집중호우로 광주지역 도심 곳곳이 침수되면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돕기 위한 따뜻한 손길이 지역사회 각계각층에서 이어지고 있다.

12일 오전 10시 광주 광산구 송정2동 신덕마을.

지난 7일부터 9일 사이 내린 폭우로 신덕마을은 심각한 수해 피해를 입었다. 이 마을은 지대가 낮아 상습 침수지역으로 꼽힌다.

비좁은 골목에 들어서자 길바닥에는 각종 쓰레기가 가득했고, 침수로 주택 곳곳에서 흘러내려온 가재도구와 가전제품들이 넘쳐났다.

1m 정도 돼 보이는 골목 양쪽 담벼락은 갈라졌고, 벽면 틈사이가 벌어져 붕괴 우려가 커 보였다. 조금만 힘을 가하면 넘어질 것처럼 위태로워 보였다.

이곳 주민들은 지난 8-9일 사이 쏟아진 비로 순식간에 물이 허벅지까지 차올라 펌프기를 직접 구입해 종일 물만 퍼냈다고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신덕마을에서는 찜통더위에도 수해복구에 힘을 보태기 위해 나선 대학생과 자원봉사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수해 복구작업에는 광주시·광산구청·자원봉사센터·CMB 직원, 빛고을청년봉사단, 여성의용소방대원,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바르게살기협의회 등 총 300여명이 넘는 이들이 함께 했다.

이들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복구 작업을 이어갔다. 오전·오후 2개조로 나눠 주택 내 침수물품 정리와 수해 쓰레기를 처리하는 등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피해 주민들을 위로하며 복구에 구슬땀을 흘렸다. 또한 폐기물 처리를 위해 집게차와 5t 압착트럭, 1t 덤프트럭 등이 지원돼 쏟아지는 쓰레기를 처리하는데 큰 도움을 줬다.

전남대학교 의대생 김모(25)씨는 “제 가족과 지인이 피해를 입었다는 생각으로 당장 찾아오게 됐다”며 “생각지도 못한 폭우로 지역의 많은 시민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현장에 나와서 도와드리는 게 당연하다”고 바쁘게 움직였다.

또다른 학생 박모(23)씨는 “오늘 무더운 날씨로 땀이 많이 나지만,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오히려 뿌듯하다”며 “전국 곳곳에서 피해를 받은 이재민과 국민들이 하루 빨리 새 일상으로 복귀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라고 웃음을 지었다.

광산구 관계자는 “이곳 신덕마을은 저지대로 호우 피해 발생 우려가 높은 곳이다”며 “현재 관내 곳곳에서 비 피해가 발생해 신속하고 안전하게 처리하는데 최선을 다 하고 있다. 지역의 많은 단체와 시민들이 함께 힘을 모아줘 오히려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피해 주민 심모(75)씨는 “물난리 통에 주말 내내 물만 퍼냈는데, 이렇게 고마울 수 없다”며 “1980년 이후 이정도로 물이 차오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현장에 방문해서 쓰레기를 처리해주는 것도 고마운데, 지원금도 있다. 많은 이들의 도움에 큰 힘이 난다”고 고마워했다.

한편, 광산구 신덕마을은 이번 폭우로 주택가 침수 67세대 130명, 이재민 긴급 대피 27세대 56명, 인근 아파트 침수 146세대 243명, 차량침수 11대 등의 수해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김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