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일제 잔재물 청산작업 가속도 국내 유일 목조 신사 송정공원 금선사에 단죄문 설치 김다이 기자

2020년 08월 13일(목) 19:46

친일 잔재물 청산 단죄문 제막 13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송정공원 금선사에서 일제 식민통치 잔재물에 대한 단죄문 제막식에 참석한 이용섭 광주시장과 장휘국 교육감, 광복회원, 친일잔재청산 전담기구 회원들이 신사로 계단과 탑 등 일제 잔재물을 둘러보고 있다./김애리 기자

광주시는 전수조사를 통해 알려진 친일잔재물에 대해 단죄문을 설치해 올바른 역사적 사실을 알리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13일 시에 따르면 올해 단죄문 설치 시설물 중 주목할 곳은 송정공원 금선사다. 이 곳은 유일하게 남아있는 목조 건물 신사(神社)다. 1922년 ‘신명신사’가 있었던 곳으로 1940년 ‘송정신사’로 승격이 승인되면서 1941년 건립됐다.

식민지 시절 대부분의 신사들은 파괴·철거됐으나 송정신사는 신전·신찬소만 사라지고 배전과 신주(신관)사무소는 그대로 있다. 현재 종무소로 사용중인 곳은 옛 송정신사의 신주사무소였고, 지붕과 외부 형태가 일부 바뀌었지만 전체적인 모습과 격자무늬 박공벽, 서까래 등은 일제신사의 부속건물 형태와 동일하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배전 역시 전체외형은 일본의 목조건축 양식을 갖추고 있고 내부만 사찰용도로 변경돼 2004년 지붕개량공사가 완료됐다.

당초 대웅전 출입문은 격자무늬의 목조로 된 문으로 우리나라 전통 사찰에서 볼 수 있는 띠살이나 빗살, 꽃무늬 형태가 아닌 전형적인 일본식 창호 형식으로 건축됐다. 하지만 본당 건물은 그대로 둔 채 최근 유리재질의 자동문으로 교체했다.

송정도서관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옛 송정신사의 참계(참배하러 가는 계단)로 추정된다. 송정공원엔 내선일체를 주장하며 충성을 맹세하게 했던 ‘나무아미타불’탑이 자리하고 있다. 이탑에는 ‘황국신민서사’라고 새겨있었다.

참배하러 가는 길인 참도의 계단 모서리에 세워둔 뾰족한 기둥은 강점기 당시 건립된 각종 건축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다. 계단석 중 몇 개는 실제로 송정신사가 있었던 당시 세워진 돌로 빛바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시는 이날 오전 이 곳에서 이용섭 시장, 장휘국 시교육감, 김삼호 광산구청장, 광복회원, 친일잔재청산 전담기구 회원 등이 참여한 가운데 단죄문 제막식을 열었다.

기념사, 단죄문 낭독, 일제 잔재물에 대한 단죄문 제막 등의 순으로 진행됐으며, 특히 국민의례에서는 ‘꿈꾸는 예술단’과 함께 일제 강점기에 항일 무장 투쟁을 하며 독립군이 불렀던 ‘애국가’를 불렀다.

이 시장은 “국내 유일하게 남아있는 신사 건물인 송정공원 금선사 등의 잔재물에 단죄문을 설치한데 이어 내년부터는 사유지에 남아있는 잔재물에 대해 소유주와의 협의를 거쳐 청산작업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시는 친일잔재조사를 실시해 모두 65개의 잔재물을 확인했고, 지난해 광주공원 신사터와 친일파 윤웅렬·이근호 선정비, 양림동 지하동굴 등 3곳에도 단죄문을 설치한 바 있다.

/김다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