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북적북적'…전통시장 추석대목 '활기' 되찾아 [추석연휴 앞둔 광주 말바우시장 가보니] 지역사회 노력, 추가 확진 안나와…제수용품 구입 인파 몰려 숨통 트인 상인들 ‘웃음꽃 활짝’…“손님 점차 늘어 희망 보여” 최환준 기자

2020년 09월 27일(일) 18:13

추석을 앞두고 27일 장날을 맞은 광주 북구 우산동 말바우시장이 제수용품을 구입하려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코로나 시장이라는 오명 때문에 이번 추석 대목은 꼼짝없이 망할 줄 알았는데, 점점 손님들이 전통시장에 찾아와주니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여. 예년보다는 못하지만 이만해도 천만다행이제….”

코로나19 집단감염 확산에 손님 발길이 뚝 끊겼던 광주 북구 말바우시장이 추석 명절을 앞두고 활기를 되찾고 있다.

밥집에서 시작한 코로나19가 ‘n차 감염’으로 번지면서 손님이 급감했으나,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등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지역사회의 노력이 코로나19 공포에 꽁꽁 언 시민들의 마음을 녹여냈다. 코로나19로 밤마다 폐업 고민까지 했던 상인들은 모처럼 찾아온 ‘명절특수’로 얼굴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27일 오후 광주 북구 말바우시장.

이날 시장은 추석을 코앞에 두고 장날을 맞아 제수용품을 구입하러 온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불과 10여일전만 해도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지만, 이날 시장 곳곳은 상인과 손님이 뒤엉켜 발 디딜 틈 없이 붐비는 등 시끌벅적했다.

야채와 채소 등을 바구니에 담아 팔던 노점 상인들은 오랜만에 본 손님들의 모습에 장사할 맛이 난 듯 즐거워 보였고, 마스크를 쓴 시민들은 장바구니를 챙겨들고 시장 곳곳을 다니는 등 들뜬 분위기로 한껏 달아올랐다.

또, 생선과 과일 등을 파는 가게마다 끊임없이 들락거리는 손님들의 모습에 생동감이 넘쳐났고, 방앗간에서 풍기는 구수한 냄새와 전 부치는 냄새가 시장에 가득 채워졌다.

점심시간을 맞아 국밥집에는 얼큰한 국물을 곁들어 소주잔을 기울이는 손님들의 모습도 보였다.

채소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한 상인은 “코로나19 감염우려로 손님들의 발걸음이 줄었을 당시 울고 싶을 정도로 막막한 심정이었다”며 “하지만 추석 연휴를 앞두고 지역 주민들이 전통시장을 찾아주면서 너무 감사한 마음이 크다. 이제 시장 곳곳에 사람 냄새가 난다”고 기뻐했다.

과일 장사를 하고 있는 한 상인도 “2주일 전만 해도 말바우시장 상권은 이미 초토화된 상태였다”면서 “당시 추석대목을 기대하기 어렵고, 생계 걱정에 상인들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래도 추석 연휴 마지막 주말이자 장날에 주민들이 제수용품 등을 구입해주니 고맙다”고 말했다.

전통시장을 찾은 시민들도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시장 상인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함을 표하며, ‘코로나 시장’이라는 오명을 벗어던질 수 있어 다행이라고 입을 모았다.

주부 박모(56)씨는 “최근 밥집과 시장 주변으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재확산되면서 말바우시장에 가기가 무서울 정도로 꺼려졌다”며 “그러나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상인들이 ‘음성 판정 안심 표찰’을 목에 걸며,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모습에 코로나로부터 안전한 시장이라는 믿음이 전달됐다”고 말했다.

제수용품을 구입하러 온 최모(30)씨도 “제사상에 들어가는 과일, 채소, 고기 등을 사기 위해 어머니와 함께 말바우시장을 찾았다”며 “마트나 백화점 등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지만, 작은 돈일지라도 조금이나마 전통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제수용품을 구입하러 왔다”고 미소지었다.

이와 관련, 북구 관계자는 “추석명절을 앞두고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말바우시장 상인들을 돕기 위해 28일 오후 북구청 광장에서 ‘말바우꾸러미’를 제작·판매하는 장터를 마련해 운영할 예정”이라며 “코로나19 장기화 및 추석 명절 침체된 시장 상인들의 어려움을 해소해 나갈 방침이다”고 밝혔다.

/최환준 기자